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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전략대화 때 “신참도 고참도 적응하는 시간 필요” 야오밍 말 인용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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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호 12면

“팀의 신참이건 고참이건 서로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걸어 다니는 만리장성’으로 불리는 휴스턴 로케츠 농구팀의 야오밍(29)이 한 말이다. 버락 오바마는 지난 7월 미국과 중국의 첫 ‘전략경제대화’가 워싱턴에서 개최됐을 때 상하이 출신인 야오밍이 한 이 말을 인용했다. 7월 초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에도 하키팀 워싱턴 캐피털스에서 뛰고 있는 러시아 출신 알렉산더 오베츠킨(24)을 거론하며 “오베츠킨이 워싱턴에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오바마의 스포츠 외교

이처럼 오바마는 스포츠를 국제 외교무대에서 적절하게 이용하고 있다. 이제 그는 스포츠 외교 자체에 매진해야 할 입장이다. 오바마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가 올림픽 개최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16년 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하는 투표를 10월 2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실시한다. 오바마는 이미 4분짜리 홍보 영상물을 찍었다. 2016년 올림픽 개최는 시카고 외에도 도쿄·마드리드·리우데자네이루가 신청했다. 브라질은 ‘중남미 최초의 올림픽 개최’라는 명분을 쥐고 있다. 경쟁이 뜨거운 가운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후안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이 코펜하겐으로 날아간다. 일본도 왕세자 혹은 총리를 보낼 예정이다.

선례가 있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직접 나서서 2005년 싱가포르 투표에서 런던이 파리를 제치고 2012년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전 러시아 대통령도 2007년 과테말라에서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 유치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오바마는 지난해 7월 베를린에서 20만 명을 끌어 모으며 국제적 수퍼스타로 떠올랐다. 또한 그가 재선에 성공하고 올림픽 유치에도 성공한다면 2016년 시카고 올림픽은 오바마 시대의 대미를 장식하게 될 것이다. ‘버락 오바마, 오프라 윈프리, 마이클 조던’으로 구성된 올림픽 유치 드림팀은 실패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는 참석 여부를 아직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결정이 쉽지 않다. 안 갔을 때 유치에 실패하는 경우나 가고도 실패하는 경우 그에게 큰 정치적 부담이 된다. 의료 개혁 등 국내 문제가 산적한 가운데 워싱턴 정가를 비워야 하는 문제가 있다. 참석을 결정했지만 보안상의 이유로 발표를 미루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미국은 또한 2018년 혹은 2022년 FIFA 월드컵 개최를 희망하고 있다. 오바마는 유년기를 보낸 인도네시아에서 축구를 배웠으며 딸들도 축구를 한다. 1994년 미국에서 월드컵이 개최됐을 때 359만 명이나 되는 관중이 경기장으로 갔다. 아직도 이 기록은 깨지지 않았다. 오바마는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을 7월 백악관으로 초대했다. 블라터 회장은 오바마를 2010년 남아공월드컵 전 경기에 초대했다. 오바마가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을 만나는 것도 역사적 사건이 될 것이다. 그러나 경쟁 상대가 영국과 공동 유치를 신청한 스페인·포르투갈, 벨기에·네덜란드·룩셈부르크 등 11개국이나 된다. 이래저래 오바마의 스포츠 외교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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