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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LVMH, 전세계 사치품브랜드 제국…구치 인수도 눈앞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프랑스의 호화고가품 브랜드 그룹인 루이뷔통 - 모에 헤네시 (LVMH) 는 26일 핸드백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구치사의 지분을 34% 보유중이라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지난 5일부터 21일간 14억달러를 들여 유럽 상법상 경영참여가 가능한 33% 이상으로 지분비율을 높였다고 밝혔다.

현재 경영주인 구치 집안과의 협상이 끝나면 구치는 이들의 손으로 넘어간다.

구치마저 손에 넣으면 LVMH가 소유한 세계적 유명 브랜드는 20개에 이른다.

물론 그룹 이름에 있는 루이뷔통 (가방) 과 모에 헤네시 (코냑) 도 여기에 포함된다.

▶지방시.셀린.겐조.겔랑.크리스티앙 라크루아.프레드 조와이에.로웨 등 최고급 패션업체 ▶크리스티앙 디오르와 지방시.겔랑.겐조의 화장품 및 향수부문 ▶모에에샹동.포머리 같은 주류업체도 LVMH 소속이다.

여기에 세계적인 면세품 체인 DFS와 유통업체 세포라까지 보유, 그야말로 호사스런 사치품 브랜드의 제국을 이루고 있다.

이 제국의 황제는 불과 49세인 베르나르 아르노. 스스로 창업한 모험기업가란 점이 놀랍다.

그의 사업철학은 이제 유럽 경제계에 바이블이 되고 있다.

'창의와 혁신' '최고상품 지향' '최상의 품질' '브랜드별 독립채산제' 라는 경영방침이 그것이다.

소비자들로 하여금 돈만 있으면 구입하고자 하는 '갈망' 을 가질 수밖에 없게 만드는 집중광고와 고상한 이미지 전략을 펼쳐왔다.

그는 또 손해만 없다면 전통과 규범을 송두리째 바꿔야 한다는 주장으로 보수적인 유럽 사치품업계를 뒤흔들어 놓았다.

그는 자신의 사업을 문화사업.창조비즈니스라 부르며 예술과 사업의 중간에 위치한 것이라고 말한다.

프랑스 재계도 지식기반산업의 물결을 먼저 주도한 인물로 주저없이 그를 꼽고 있다.

시골 출신인 그는 명문 에콜폴리테크 출신. 학벌사회인 프랑스에서 고급공무원.대학교수 자리가 보장됐지만 그는 모험적인 삶을 살겠다며 미국으로 떠났다.

플로리다주에서 3년간 부동산중개로 상당한 재산을 모은 그는 71년 프랑스로 돌아와 부도 직전의 헤네시 코냑 브랜드를 인수, 모에 헤네시사를 창립했다.

생산비용을 지독하게 줄이고 그 돈을 광고에 투자하는 경영기법으로 성장을 거듭한 그는 85년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모기업인 부삭으로부터 디오르의 향수부문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치품 먹는 불가사리' 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87년 경영난에 허덕이던 루이뷔통을 합병, LVMH로 이름을 바꿔 단 그는 불과 10년 사이에 10여개의 브랜드를 먹어치웠다.

주식 인수를 통한 기업합병이라는 공세적인 미국식 경영방식에 가족기업으로 안이한 경영을 하던 사치품업체들은 맥없이 무너져 경영권을 빼앗겼다.

◇LVMH 그룹은…

LVMH그룹의 최종 목표는 사치품 브랜드의 천하통일이다.

이름있는 브랜드가 조금이라도 경영이 어렵다 싶으면 두말않고 인수에 뛰어드는 지독한 집념으로 이름이 높다.

지난해에는 아일랜드를 상징하는 국민브랜드 기네스맥주를 손에 넣으려다 전세계 아일랜드계의 강한 반발에 부닥쳐 보류했을 정도다.

파리의 보석가게인 모부상과 뉴욕의 사치품 유통업체인 바니에도 눈독을 들인 바 있다.

LVMH그룹은 97년 전세계에서 4백80억프랑 (약 9조6천억원) 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48억4천만프랑 (약 9천6백80억원) 의 수익을 올렸다.

이익률이 10%를 넘는다.

지난해에는 아시아 경제위기로 매출과 수익이 5%정도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에서의 매출비율은 전체 그룹 매출의 13%에 불과할 만큼 철저히 국제화됐으며 일본 (14%) 을 비롯, 아시아에서 전체 매출고의 40%를 올리고 있다.

그외 매출의 22%를 미국에서, 17%를 프랑스를 제외한 유럽 각국에서 거둬들이고 있다.

고용인원은 3만3천명. 업종별 매출 비중은 유통부문 35%, 향수.화장품 25%, 주류 16%,가죽제품 15%, 패션 7% 순이다.

◇ 기업연보

▶71년 주류업체 헤네시코냑 인수, 모에 헤네시로 개명▶85년 크리스티앙 디오르 향수부문 인수▶87년 LVMH그룹 창립▶88년 패션업체 지방시 합병▶91년 주류업체 포머리 합병▶93년 패션업체 크리스티앙 라크루아.겐조, 겐조향수합병▶95년 패션업체 프레드 조와이에 합병▶96년 패션업체 로웨.셀린, 면세품 판매체인 DFS합병▶97년 유통업체 세포라 합병▶99년 주류업체 크뤼그 샴페인 합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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