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마산집회' 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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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나라당은 24일 오후 경남마산시 마산역 광장에서 대규모 옥외집회를 열어 '지역경제 파탄' 과 관련한 현 정부의 경제실정을 공격하며 본격적인 대여 (對與) 강경투쟁에 나섰다.

이에 여당측은 '지역감정 조장 행위' 라고 비난하면서 관계자 처벌을 검토하는 등 여야간 감정대립이 심화되고 있다.

여야의 이같은 대치양상과 관련, "지역감정을 촉발할 위험 행위를 자제하는 노력과 함께 야당이 원내에서 활동할 수 있는 고려가 있어야 한다" 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 한나라당 = 마산역 광장에서 의원.당직자와 시민 등 2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김대중 정권 불법 정치사찰.지역경제 파탄 규탄대회' 를 열고 '국회 529호실 사건' 으로 드러난 국가정보원 (옛 안기부) 정치사찰 의혹, 여당의 국회 본회의 안건 변칙처리, 실업자 증가 및 지역경제 파탄 등을 거론하며 정부.여당을 맹렬히 공격했다.

한나라당은 또 오는 29일 경기도 이천.여주에서 규탄대회를 갖는 데 이어 강원 강릉.경북 구미 등지에서 장외집회를 계속할 계획이다.

이회창 (李會昌) 총재는 " '국민의 정부' 라는 현 정권에서 국정원의 정치사찰이 행해진 것은 대단히 불행하고 부끄러운 일" 이라며 대통령의 사과와 국정원장 파면을 거듭 요구했다.

그는 "야당을 진정한 대화 파트너로 인정한다면 정국 타개를 위해 언제든지 대통령과 만나 일괄 타결을 논의할 생각이 있다" 며 조건부 총재회담을 제의했다.

마산 출신 김호일 (金浩一) 의원은 "한일합섬이 광주에 있었다면 문을 닫았겠느냐" 며 지역민의 감정을 부추겼다.

◇ 국민회의 = 정동영 (鄭東泳) 대변인은 성명을 내 "야당의 장외집회는 통합과 조정을 거부하고 지역갈등을 조장한다는 점에서 정치 본령을 배반하고 있다" 고 비난했다.

국민회의는 이에 앞서 23일 조세형 (趙世衡) 총재권한대행 주재로 긴급 간부회의를 열어 "영남의 공단지역을 중심으로 유포되고 있는 근거없는 유언비어로 지역감정이 극에 달하고 있다" 며 마산집회에 대한 총체적인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마산 = 유광종.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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