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파이낸셜타임스 전망 '금융위기 中.홍콩 차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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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브라질 다음은 어디냐. " 동남아에서 시작돼 러시아와 브라질을 강타한 금융위기. 브라질 사태가 가라앉으며 다음 전염지역이 어디냐에 세계의 관심이 쏠려 있는 가운데 일부 외신들이 중국과 홍콩 쪽에 시선을 던져 촉각을 곤두서게 하고 있다.

레알화 파동이 중국 위안 (元) 화에 대한 평가절하 압력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홍콩 달러에 대한 투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18일 다음번 경제위기의 가능성이 있는 지역으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금융기관 부실화가 잇따르는 홍콩과 중국을 꼽았다.

대만 경제부도 최근 "광둥 (廣東) 투신 (GITIC) 파산과 다롄 (大連) 투신 (DITIC) 의 채무불이행 상태 등 투신사의 연쇄도산 조짐으로 중국이 금융위기 사태에 직면했다" 고 경고했다.

홍콩과 베이징 (北京) 등에서도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 투신사들의 도산으로 홍콩 금융기관이 부실화되고 이는 다시 실물경제의 부실로 연결되고 홍콩달러에 대한 공격도 예상된다는 것이다.

실제 홍콩내 은행들의 부실채권 비율은 지난해초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6.6%에 이르며 6월말에는 9.9%까지 예상되고 있다.

투신사 도산 후 외국인투자자들의 철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으며, 상하이 (上海) 와 선전 (深수) 주식시장은 지난 15일 이렇다할 악재가 없는데도 각각 1% 가까이 빠졌다.

한국은행 홍콩사무소의 강봉희 (姜琫熙) 소장은 "중국내 부실채권 비율이 50%를 웃돈다는 분석도 있을 정도로 중국내 금융부실은 큰 문제" 라고 지적하고 "중국이 금융문제를 서둘러 처리하지 못한다면 위안화는 큰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광둥성 광저우 (廣州) 시의 중급인민법원이 지난 16일 금융안건을 다른 사안에 앞서 우선 처리하겠다고 선포하는 등 중국 당국도 금융정비에 안간힘을 쏟는 모습이다.

홍콩.베이징 = 진세근.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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