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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나노, 우리 아기 젖병이나 칫솔도 위험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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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나노 칫솔, 은나노 젖병, 은나노 세탁기, 나노 화장품 등 나노 기술이 일상생활에 깊숙이 자리잡으면서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안전성 문제와 관련 은나노가 폐나 간을 손상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돼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한국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 의뢰해 은나노의 흡입 독성을 시험한 결과 동물실험에서 폐와 간 독성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흰 쥐에 은나노 입자를 90일 동안 공기로 흡입시키고 부검한 결과, 암수 모두 폐포염이나 폐의 일부가 암의 성질을 보이는 등 폐조직 이상이 발견됐다는 것.

이에 연구책임자 유일재 박사는“조직검사 결과 은나노나 금나노 모두 흡입 독성이 주로 폐와 간 등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나노 물질의 위해성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 진행된 연구결과는 은나노 및 금나노의 고농도 흡입독성에 대한 위해성 평가에 불과하다.

강력한 살균 및 항균 등의 효과를 내세우며 유아용 젖병이나 칫솔, 세탁기, 화장품 등에 은나노 성분이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안전성 여부나 표준기준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100여종에 이르는 은나노 생활용품이나 의료영역 등의 안전성 점검 및 표준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최근 해외 연구에 따르면 은나노 등 나노입자는 생활용품이나 의료영역에 확산되고 있지만 인체에 들어온 후 초기에 침착한 장기에서 매우 강한 독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전문가들 역시 나노기술의 확산에 대해 덩어리 상태에 있을 때는 별 문제가 없지만 나노 크기의 입자가 되면서 예상치 못한 독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예를 들어 은 고유의 성분이 살균이나 항균에 효과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나노 기술로 변형되면서 항균이나 살균 성분에 대한 검증은 물론 어떤 유해성이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는 “유아용 은나노 젖병이나 은나노 칫솔의 경우 식약청 관리대상이 아니다”며 “칫솔이나 젖병에 함유된 은나노의 경우 약간의 살균효과를 위해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시중의 은나노 제품이 홍보하는 만큼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까지는 은나노 사용에 대한 품질기준이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유아용 은나노 젖병을 생산하는 보령메디앙스에 문의한 결과 은나노 함유에 관한 기준이 없어 성분기준이나 함유 기준이 별도로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지식경제부 바이오나노과 관계자는 “나노제품이 인체에 어떨 것인지는 세계적으로 이슈화되고 있다”며 “안전성이나 유해성을 평가하기 위한 표준이 필요해 안전성 확보를 위한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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