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유고등 동방정교는 1월에 크리스마스 맞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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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눈이 내리는 1월의 화이트 크리스마스…. 서유럽과 미국 등에서 크리스마스 축제를 끝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분주한 발걸음을 내디딘 이달초, 러시아와 옛 소련지역.유고연방.터키의 일부지역 등 동방정교권은 또 다른 크리스마스와 '연말' 이 한창이다.

서유럽과 미국 등 대부분 국가들이 사용중인 그레고리력과 13일 차이가 나는 율리우스력을 지키고 있는 동방정교권은 올해 1월 7일 최대명절인 크리스마스 (로즈제스트보) 를 맞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 12월 31일부터 1월 10일까지 이 지역에선 공공기관을 포함, 대부분 업무는 사실상 중지되고 그대신 축제가 이어졌다.

또 신문도 발행되지 않고 방송도 뉴스없이 하루종일 영화와 크리스마스 특집만 내보냈다.

이곳 크리스마스 축제의 가장 큰 행사는 서구와 마찬가지로 크리스마스 이브에 해당하는 '사첼닉' . 러시아정교회의 알렉세이 2세 대주교는 이날 밤 모스크바 보고야블렌스키 대주교성당에서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총리 등 러시아의 주요 정치지도자들과 신도들을 모아놓고 크리스마스 미사를 집전했다.

러시아 TV는 이를 옛 소련지역에 생중계까지 했다.

모스크바에선 어린이를 위한 각종 콘서트가 볼쇼이극장 등에서 매일같이 진행됐으며, 시골지역에서는 어린이들이 사제들과 함께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며 성탄찬송가를 불렀다.

러시아의 크리스마스는 옛 소련시절엔 무신론 원칙 때문에 없어지다시피 했으나 91년부터 러시아와 옛 소련권 국가의 가장 큰 축제로 다시 떠올랐다.

모스크바 = 김석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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