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은 원맨쇼… 삼성,나산 꺾고 단독1위 복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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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겨울비가 호남벌을 적시던 6일 저녁,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나산과 일전을 앞둔 삼성 주포 문경은은 미소를 베어 물었다.

자신이 있었다. 손끝에 눅눅해진 볼의 감촉을 느낄 때, 유난히 림이 커보인다는 문경은은 이날 팁오프 되기 전부터 승리를 예감했다.

연세대 졸업반이던 94년 1월, 기업은행전에서 한 게임 최다기록인 14개의 3점포를 퍼붓던 날도 억수 같은 비가 내렸다.

단독1위 자리를 되찾기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할 한판에서 문경은의 예감은 어김없이 들어맞았다.

문은 3점슛 6개를 퍼부으며 27득점, 79 - 76 3점차 승리의 주역이 됐다.

삼성은 이날 승리로 14승째 (6패) 를 거두고 최근 3연패의 부진에서 가까스로 벗어났다.

나산은 2연패하며 7승12패를 마크했으나 SK에 반게임차로 앞서 8위 자리는 지켰다.

'문경은 단독 리사이틀' 의 하이라이트는 2쿼터의 3점슛 퍼레이드. 5분쯤 27 - 36으로 밀려 경기의 주도권이 나산으로 넘어가는 순간 문경은은 신들린 듯 4개의 3점포를 줄줄이 꿰어 전반종료 1분여를 남기고 스코어를 39 - 38로 뒤집었다.

나산도 끈질기게 달라붙었다. 4쿼터 3분쯤 삼성의 문경은.이슈아 벤자민 (22득점)에게 연속 3점포를 맞고 60 - 71로 처져 무너지는 듯했지만 아킬리 잭슨 (23득점) 의 장거리포로 추격, 종료 1분30초를 남기고 76 - 77, 한점차까지 붙였다.

그러나 나산은 이 고비에서 다시 한번 문경은을 놓쳤다. 문은 경기종료 10초를 남기고 자유투를 얻어내 2개 모두 성공시켜 79점째를 전광판에 새겼다.

문경은의 활약은 계속됐다. 문은 나산의 박세웅이 마지막 공격에서 동점의 희망을 실어 띄워올린 회심의 3점포를 돌고래처럼 솟구치며 블록 아웃, 자신이 올린 결승골을 끝까지 지켰다.

군산 =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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