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800억, '천만클럽'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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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해운대’가 지난 23일 천만 과객을 돌파하며 한국영화 사상 다섯 번째로 천만클럽에 가입했다. 이는 ‘괴물’(1300만), ‘왕의 남자’(1230만), ‘태극기 휘날리며’(1174만), ‘실미도’(1108)에 이은 쾌거로 ‘해운대’가 거둔 수익은 약 875억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총 5편의 영화가 만들어낸 영화인의 꿈 ‘천만클럽’. 이들을 전격 해부해 봤다.

- ‘천만클럽’은 떡잎부터 다르다?

‘천만’의 영광을 안은 총 다섯 편의 영화. 이를 제작한 다섯 명의 감독. 이 다섯 명의 감독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절대 ‘신데렐라’가 아니라는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제작한 영화가 한방에 대박을 터뜨리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한국영화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러나 이들 다섯 명의 감독들은 말 그대로 ‘떡잎’이 조금 달랐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은 이미 ‘쉬리’, ‘게임의 법칙’, ‘은행나무 침대’ 등으로 충무로에서 인정을 받은 감독.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도 ‘간첩 리철진’, ‘달마야 놀자’, ‘황산벌’ 등으로 흥행 감독의 배열에 있었다.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 역시 남달랐다. ‘두사부일체’, ‘색즉시공’ 등의 코미디로 이미 백만 감독의 배열에 있던 촉망받는 인재였다.

- 투자는 ‘천만’의 기본원칙

‘저비용 고효율’은 경제학의 기본 원칙이다. 그러나 이 ‘저비용’의 기준이 어딘지는 참 모호하다. 2007년 한국영화의 평균 제작비는 37.2억. 2008년은 이보다 감소한 30억을 기록했다. 또한 수익성의 경우 2007년 -40.5%, 2008년 -30%로 큰 적자폭을 보였다. ‘천만클럽’의 영화는 평균 100억 이상의 제작비 소요로 평균 제작비의 3배 이상이 들어 ‘저비용’의 부분에선 약세다. 하지만 ‘고효율’의 부분에선 ‘천만’영화들의 파워는 압도적이다. 영화 ‘괴물’의 수익이 820억, ‘태극기 휘날리며’는 886억, ‘해운대’는 875억의 수익이 전망되고 있으며 이 수익은 판권 및 해외 세일즈, 비디오 등의 기타 수익을 제외한 수치다. 결국 ‘천만’클럽의 영화들은 ‘저비용 고효율’의 기본 원칙을 충실히 이행한 셈이다.

- 너는 내 운명?

스타감독 뒤에는 언제나 스타배우가 있는 법. ‘천만클럽’의 감독들 역시 찰떡궁합의 배우들이 있었다. ‘괴물’의 봉준호 감독은 전작 ‘살인의 추억’에서 열연한 송강호를 다시 기용해 천만의 신화를 이뤘고 ‘공공의 적’을 제작한 강우석 감독은 영화 ‘실미도’에서 설경구를 다시 한 번 캐스팅해 쾌거를 남겼다. 또한 강제규 감독은 한석규와 이준익 감독은 박중훈과 연이은 작품을 하고 있다.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 역시 운명(?)의 배우가 있다. 바로 하지원. 윤제균 감독은 하지원과의 깊은 인연을 “2003년 ‘낭만자객’이 참패한 후 ‘1번가의 기적’을 제작할 때 모두가 등을 돌렸다. 하지만 하지원 씨만은 선뜻 출연에 응해줬다. 영원히 같이 하고 싶다.”며 무한한 애정을 과시했다. 한편 영화배우 설경구는 ‘실미도’, ‘해운대’를 통해 천만 영화를 두 편이나 주연으로 출연한 행운의 배우가 됐다.

뉴스방송팀 강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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