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큰잔치]제일화재 상명대 일방공략 무패행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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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핸드볼 코트의 반란이 시작됐다. 돌풍의 근원지는 97년 2월에 창단한 '오렌지군단' 제일화재.

제일화재는 6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99핸드볼 큰잔치 여자부 경기에서 상명대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며 30 - 23으로 승리, 무패 (3승1무) 행진을 계속하며 단독선두를 달리고 있다.

제일화재는 허영숙 (10골) 과 박정희 (4골) 의 외곽포가 터지면서 전반을 19 - 10으로 앞선 후 후반에는 후보선수를 기용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창단 당시 30분동안 10골을 넣기가 버거울 정도로 오합지졸이었던 제일화재가 어떻게 변신에 성공했을까. 제일화재는 말 그대로 '공포의 외인구단' 이다. 소속선수 17명중 무려 12명이 해체된 종근당.동성제약.금강고려에서 영입한 선수들로 허영숙 (24) 을 제외하곤 태극마크를 달아보지 못한 무명 선수들이다.

'눈물젖은 빵' 의 설움을 겪어본 이들은 강한 잡초 근성과 정신력으로 똘똘 뭉쳤다. 지난해 후반 체력저하로 힘든 경기를 했던 선수들은 체력보강을 최우선으로 삼고 남자선수들도 힘든 산악훈련을 자청했다.

제일화재의 외인부대는 지난해 8월과 11월 설악산을 오르내렸고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뛰고 굴렀다. 여기에 제일화재 이동훈회장의 뒷바라지가 어우러졌다. 이회장은 전지훈련때 윗옷을 벗고 선수들과 함께 모래사장을 뛰며 독려했고, 휴식때는 마사지를 해주며 친근한 아버지 역할도 해주었다.

'더이상 물러설 곳은 없다' 는 자존심과 오기로 똘똘 뭉친 외인구단의 고속행진에는 장애물이 없었다. 이번 대회에서 국가대표 4명이 포진한 제일생명을 꺾은데 이어 최고의 명승부로 기록될 대구시청과의 경기에서는 끈질긴 투혼과 체력을 앞세워 막판 극적인 무승부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제일화재는 최약체 초당대와의 경기만을 남기고 있어 무패로 예선을 통과한 후 창단 3년만에 첫 우승을 노리고 있다.

한편 한체대는 라이트 백 김진순의 고감도 슛 (11골) 을 앞세워 초당대를 39 - 23으로 대파하고 2승2패를 기록, 4강 진출을 확정했다.

◇ 6일 전적

▶여자부

제일화재(3승1무) 30 - 23 상명대(1승3패)

한국체대(2승2패) 39 - 23 초당대(4패)

▶남자부 A조

한국체대(2승) 32 - 26 충남대 (1승1패)

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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