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신년사 요지]고통 나눈만큼 성공도 나눠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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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98년 한햇동안 우리 모두는 파산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고자 전력을 다해왔습니다.

견디기 힘든 엄청난 고통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 여러분은 흔쾌히 참아내고 동참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 모두는 환란을 이겨냈으며 올해부터는 우리 경제가 다시 성장의 방향으로 접어들게 될 것이라는 국내외의 밝은 전망까지 나오게 됐습니다.

'국민의 정부' 는 외환위기라는 전례없는 국난의 위기와 함께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국민은 오랫동안 민주주의를 이루고자 했던 열정과 각오로 경제위기도 슬기롭게 극복해 왔습니다.

4대 개혁을 성공시켜 나라경제를 살리고야 말겠다는 일념으로 금융.기업.공공부문, 그리고 노동 등 모든 분야에서 우리 국민은 자신의 자리에서 있는 힘을 다해 구국의 대열에 참여했습니다.

대통령으로서 시련의 한해를 국민과 같이 불철주야 노력해온 저로서는 국민 여러분이 한없이 고맙고 자랑스럽습니다.

그간 국내는 물론 우방과의 관계에서 혼선을 거듭하던 대북한 정책 역시 지난 10개월 동안에 과거 어느 때보다도 안정됐고 또한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안보와 화해.협력을 병행 추진하는 '국민의 정부' 의 정책은 가장 적절한 대북한 정책으로서 국민과 세계가 지지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한편으론 잠수정 침투, 미사일 발사나 지하 의혹시설 구축 등 도발행위를 거듭하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금강산 관광을 비롯한 남북한간의 교류 협력을 시작하고 있고, 여러 분야에서 조심스럽게나마 변화의 조짐도 보이고 있습니다.

저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선 우방과 공조해 철저한 대비태세를 게을리하지 않겠지만 그들의 긍정적인 태도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포용의 자세를 계속 유지해나갈 것입니다.

저는 취임 초 "우리는 98년 이 해에는 경제개혁의 큰 테두리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토대로 99년 중반부터는 플러스 성장을 시작할 것이고 2000년부터는 도약의 단계로 들어갈 것" 이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때 많은 사람들이 저의 그러한 예견을 지나친 낙관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이를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제가 그렇게 판단하게 된 근거는 우리 국민의 애국심과 근면성, 우수한 지적 능력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가능성이 있더라도 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한 국민적 단결과 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21세기를 성공적으로 개척해 나가기 위해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병행 발전시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

지식기반 국가를 이뤄 고부가가치의 산업을 활성화시켜야 하며 노사 공동운명의 새로운 노동문화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또한 고통도 같이 나누고 성공도 같이 나누면서 나름대로 사회발전에 최선을 다할수 있는 생산적 복지제도가 필요합니다.

우리 모두는 세계를 받아들이고 세계로 진출하는 세계인이 돼야 합니다.

다가오는 21세기는 열린 세계화시대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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