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민족통일연구원 양영식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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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양영식 (梁榮植.57) 민족통일연구원장은 "99년 남북관계는 교류협력 활성화 등에 힘입어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한다" 면서 "북한 정권도 이런 추세를 거역하거나 시계바늘을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 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북한판 제2건국선언' 이랄 수 있는 강성대국 (强盛大國) 론을 내세운 김정일 정권이 경제난 해결을 위해 취해나갈 개혁개방 조치들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일부에서 27년간 정책전문가로 잔뼈가 굵은 그는 지난 4월 제3대 민족통일연구원장에 임명됐다.

- 내년도 남북대화 전망은.

"남북관계사를 보면 정부가 나서도 되지 않는 회담이 많이 있었다. 이젠 금강산관광 등 민간교류의 성과가 당국간 대화의 물꼬를 트는 여건을 마련했다고 생각한다. 고비가 있겠지만 당국회담의 단초가 마련될 것이다. "

- 99년 전망보고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가.

"정책연구실팀 주도로 태스크 포스를 만들어 2~3개월간 작업을 벌여 분야별로 분석.전망을 내놓는다. 자체적으로 노동신문 등 자료를 분석하고 통일부.국방부.안기부 등과도 긴밀한 정보교환을 갖고 있다. "

- 대북 햇볕정책과 관련, 일각에선 '북한 잠수정 침투' 등을 들며 안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북한에 군대와 정보기관이 존재하는 한 도발.침투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도발했으니 정책을 바꾸라는 주장보다는 좀더 거시적 안목의 대북정책이 필요하다. "

- 민족통일연구원의 구조조정 방향은.

"지난 7년간 연구 노하우를 쌓아온 박사급 연구원들은 '살아 움직이는 예산' 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을 하루아침에 그만두게 하는 것은 예산낭비다.

그래서 행정보조인력 등을 위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

- 연구원이 내년 1월 1일부터 총리실 관할로 들어가는데.

"중복연구와 부처이기주의 등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

- 20여개 통일관련 연구기관간의 교류가 있어야 하지 않는가.

"지난 8월 민족통일연구원 주도로 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 등 각급 기관들과 첫 모임을 가졌고 지난 19일 협의체가 공식 발족했다. "

이영종 기자

[민족통일硏은…]

민족통일연구원은 지난 90년 8월 통일문제를 다루기 위해 설립된 국책연구기관. 박사급 연구원 41명이 5개팀으로 나뉘어 북한정치군사.북한경제사회.교류협력 등을 집중 연구한다.

결과는 연구보고서 형태로 발간되는데, 북한인권정보센터는 탈북자 및 난민대책 마련과 함께 북한내 인권침해사례를 '인권백서' 로 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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