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과장은 1950~60년대에는 태풍이 주로 서해안에 상륙했으나 2000년대 들어서는 주로 남해안으로 상륙한다고 분석했다.
한반도를 관통하는 태풍의 상륙 지점 평균 경도가 70년대까지 동경 123~124도였으나 80~90년대에는 동경 125도, 2000년대 들어서는 동경 126도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10년마다 한반도(남한지역)에 상륙한 7~12개 태풍의 평균 진로를 계산했을 때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50~60년대는 태풍이 충남 서해안 지역에 상륙한 뒤 강원도 동해안으로 빠져나갔으나 80년대에는 전남 서해안에 상륙해 경북 동해안으로 진출했다. 2000년대에는 남해안으로 상륙해서 영남지역을 관통해 동해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태풍의 중심기압도 점차 낮아져 2000년 이후 한반도에 상륙하는 순간 평균 970h㎩(헥토파스칼)로 60년대에 비해 20~30h㎩이나 낮아졌다. 열대저기압인 태풍은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힘이 세진다.
김 과장은 “과거에는 태풍이 중국 대륙을 거쳐오면서 세력이 약해졌는데 상륙 지점이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한반도에 직접 상륙하는 경우가 많아 태풍의 세력이 갈수록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태풍은 큰 피해를 주지만 혜택도 있다고 김 과장은 분석했다. 2002~2007년 6년간 한반도에는 직접 상륙한 5개를 포함해 19개의 태풍이 영향을 미쳤는데, 이로 인해 연평균 2조원 정도의 피해가 발생했다. 하지만 태풍은 6년간 ▶수자원 제공(7103억원) ▶공기 오염 감소(918억원) ▶적조 발생 억제(31억원) 등으로 8052억원의 혜택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강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