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동서축 간선도로 공사 6년째 제자리 걸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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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서울시가 강남지역의 상습적인 교통체증 해소 등을 위해 올림픽대로.남부순환로에 이어 건설을 추진중인 테헤란로~서초동 정보사~동작대로~관악로~봉천천 복개도로간 도로신설 공사가 착수 6년이 넘도록 난항을 겪고 있다.

시는 정보사 구간에 대한 국방부와의 이견 등으로 당초 내년 말 목표로 했던 완공을 최근 2002년말로 슬그머니 연기해버린 것. 장기적인 도시계획 차원에서 추진중인 제3의 동서축 간선도로 역할을 할 이 도로의 현황과 문제점 및 전망을 짚어본다.

◇ 현황 = 시가 이 동서축 간선도로 건설을 추진한건 지난 93년부터. 올림픽대로.남부순환로가 있지만 강남을 동서로 횡단하는 간선도로가 턱없이 부족해 늘어나는 교통수요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이에따라 시는 93년부터 1구간 (서초역~동작대로, 2.25㎞) , 2구간 (사당로 확장.남성고가차도, 0.6㎞) , 3구간 (동작대로~관악로, 2.2㎞) 으로 나눠 사업에 착수했다.

우선 1천38억원의 사업비를 투입, 93년부터 국방부와 정보사지하터널화방안을 협의하는 것을 시작으로 95년부터 본격적으로 동작대로 총신대사거리쪽에서 서초역방향으로 기존 4차로를 6차로로 확장하는 공사를 진행중이다.

사당로고가화공사는 비교적 순조롭게 추진중이다.

관악로~동작대로 구간은 93년부터 도시계획시설 (도로) 결정을 진행시켰으나 노선결정이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쳐 사업자체가 원점으로 되돌아 간 상태다.

◇ 문제된 구간 = 서초동~방배동구간은 93년2월부터 서울시가 국방부 (정보사) 와 협의를 추진해 한때 정보사지하에 서초터널을 개설하는데 까지 의견 접근을 보이는듯 했으나 지난해초 이후 지금까지 업무협의조차 끊긴 상태. 서초터널 지하화를 놓고 시가 제시한 '지하9m안' 과 '지하17m안' 에 대해 국방부가 중요군사시설의 훼손우려를 이유로 '지하30m안' 을 요구하는 바람에 문제가 꼬인 것.

하지만 시의 기술검토결과 지하30m는 물론 지하17m만 파더라도 대법원정문앞에서부터 터파기공사를 해야하기때문에 법원측이 반대, 사실상 공사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따라 시는 해당 군부대의 외곽으로의 이전을 요구했고 이에 대해 국방부는 "특수부대의 이전논의는 신중히 이뤄져야하며 이전하더라도 막대한 비용문제가 선결돼야한다" 고 맞서 대화가 중단됐다.

이때문에 시는 95년부터 총신대사거리~7호선 내방역 구간에 4백91억원을 들여 기존 4차로→6차로 확장공사를 진행중이지만 자칫 잘못해 서초터널 건설이 무산될 경우 당초 목적과는 달리 절름발이도로 구실밖에 할 수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또 동작대로~관악로 구간은 집단민원에 발목이 잡힌 경우. 당초 시가 도로개설을 추진하면서 타당성용역 결과 사당시장을 통과하는 것으로 돼있었으나 도시계획공고때는 범진여객 북쪽을 통과하는 것으로 바뀌어 시비를 초래했다.

이로인해 도로개설에 따른 토지수용을 반기지않는 두 지역 주민들이 서로 "우리쪽으로 절대 도로를 못낸다" 며 집단민원을 제기, 2년여의 공방끝에 결국 지난 2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도로개설안이 부결됐고 시도 당초 안에 대해서는 계획을 취소할 방침이다.

◇ 전망 = 이 도로건설이 제대로 추진되려면 무엇보다도 1구간의 정보사이전여부가 하루빨리 결정돼야 하며 3구간의 경우 새로운 대체 노선이 마련돼야 한다.

정보사이전문제는 시와 국방부가 팽팽한 이견을 보이며 물러서지 않을 태세여서 결국 중앙정부차원의 결정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동작대로~관악로구간은 기존 계획을 재추진하기란 사실상 어려운 만큼 시는 동작대로~사당로~은천길을 연결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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