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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공부] 출발! 수능 1등급 만들기 프로젝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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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가 끝난 후 ‘해냈다’는 기쁨의 웃음을 지을 수 있기를. 수능 1등급 만들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웃는 얼굴 모양을 만들었다. [사진=황정옥 기자]

지난 6월 3일 열려라 공부에는 공부 개조 프로젝트 시즌2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모의고사 언어·수리·외국어 영역의 점수가 3~4등급인 고2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능 1등급 만들기 프로젝트’ 참가자를 모집한다는 내용이었다. 공지 이틀 만에 신청자가 300명을 넘어섰다. 프로젝트팀은 참가 열의와 학습에 대한 태도 등을 위주로 평가해 지난달 1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했다.

3개 팀으로 나눠 언어·수리·외국어 수업

프로젝트 참가자들은 3개 팀으로 나눠졌다. 인문계 학생들은 노량진 비상에듀 학원과 강남 청솔학원에서, 자연계 학생들은 분당 청솔학원에서 각각 언어·수리·외국어 과목 수업을 듣는다. 프로젝트팀은 오리엔테이션을 거쳐 지난달 말 첫 수업을 시작했다. 대부분의 학생이 방학인 이번 주까지 약 4주 동안 주 2회(청솔학원) 또는 5회(비상에듀) 학원을 방문해 강사들의 수업을 듣도록 했다. 개별 상담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 성향 파악 및 그에 따른 계획 수립 등 학습 관리도 이뤄졌다.

본격적인 프로젝트가 시작되자 학생들은 들뜬 모습이었다. 방다슬(예일여고2)양은 “평소 열공(열려라 공부)을 열심히 챙겨보다가 프로젝트 모집공고를 보고 그날 바로 신청했다”며 “공부 방법을 바로잡고 내 상황에 맞는 구체적인 학습 전략을 상담받고 싶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쌍둥이 자매로 나란히 참가하게 된 권나라·우리(상일고2)양도 “처음엔 엄마의 권유로 자의 반 타의 반 면접을 보게 됐다”며 “하지만 좋은 기회인 것은 분명해 보여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장지연(당곡고2)양은 학교 선생님과 친구, 인터넷 사이트를 총동원하며 학원이나 과외 없이 혼자 공부해 온 경우. 하지만 수학만큼은 혼자 힘으로 역부족이었다. 부모님은 늦둥이인 네 살 막내 동생을 키우랴, 경기 불황을 이겨내랴 여력이 없는 듯 보였다. 장양은 “교사라는 꿈에서 멀어지는 줄만 알았는데 참가자로 선발돼 나도 부모님도 무척 좋아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약 3주간 프로젝트 수업을 받은 장양은 “막연히 ‘공부해야지’ 생각만 했는데 이제는 구체적인 학습 계획을 세우게 됐다”며 “고2 여름방학이 중요한 만큼 남은 기간도 열심히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새 학기부터는 동영상 강좌도 제공

아이들의 성적을 1등급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강사진의 각오도 남다르다. 수리영역 여왕모 강사는 “수학에서 계속 실패해 온 중위권 학생들은 ‘난 해도 안 된다’는 식의 패배의식이나 두려움을 갖기 쉽다”며 “학생들에게 자신감과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 유대관계를 맺는 등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 프로젝트팀의 오프라인 수업은 주말에만 진행될 예정이다. 대신 동영상 강좌를 제공하며 평소 학습 관리를 더욱 철저히 체크할 계획이다. 모의고사·내신 대비 등 시기별 학습 전략을 세우는 방법도 알려준다. 참가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학습법 및 전략에 대한 프로젝트팀의 조언은 앞으로 지면을 통해 자세히 소개될 것이다.

프로젝트에 신청했지만 아쉽게 참가자로 선정되지 못한 학생들은 중앙일보 교육개발연구소 홈페이지(www.jedi.re.kr)를 통해 동영상 강의 및 학습성향·집중력 검사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

[프로젝트 참여 강사]
◆ 언어 : 권오성(이투스 온라인 강사, 청솔 재수반), 공성수(예와지학원 원장), 김홍석(EBS 언어영역 강사, 비상에듀 노량진)
◆ 수리 : 여왕모(청솔 재수반, 청솔퍼스트리 온라인 강사), 김현(대치동 수력학원 원장), 이왕렬(비상에듀닷컴, 비상에듀 노량진)
◆ 외국어 : 이민섭(청솔 재수반), 이효승(청솔 재학생반, 재수반), 오렌지(비상에듀 노량진, 일산 엘림에듀학원)



3~4등급 벗어나고 싶은가 … 기본으로 돌아가라


‘수능 1등급 만들기 프로젝트’는 모의고사를 기준으로 언어·수리·외국어 영역이 3~4등급인 중위권 학생을 대상으로 시작됐다. 정체된 성적에 힘들어하는 아이들, 하지만 상위권으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많은 학생이 바로 중위권 그룹이기 때문이다. 또 성적에 따른 학생 분포를 볼 때 중간층이 가장 두껍기도 하다. 이들이 1등급으로 가기 위한 학습의 기본 방향은 무엇일까. 프로젝트팀으로부터 조언을 들어봤다.

전문가들은 중위권 학생에게 한결같은 목소리로 당부했다. 바로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것이다. 평소 예·복습을 철저히 하고 자신의 취약점을 찾아 공부하라는 얘기다. 뻔한 얘기 같지만 이를 제대로 실천하는 학생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프로젝트 참가 학생 60명을 대상으로 평소의 공부 습관에 대해 설문을 한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평소 공부를 하면서 복습을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학생(33명)이 ‘가끔’이라고 답했다. ‘어쩌다’(14명) 또는 ‘전혀 하지 않는다’(3명)는 대답도 나왔다. ‘꼬박꼬박’ 한다는 학생은 10명에 불과했다. 예습에 대한 같은 질문에서도 ‘가끔’ ‘어쩌다’ ‘전혀 하지 않는다’는 대답이 각각 12, 32, 11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프로젝트의 멘토링을 맡고 있는 CS교육컨설팅의 노상욱 컨설턴트는 “예습을 할 때 내용을 완전히 알고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면 부담스러워진다”며 “교과서를 한 번 대충 읽고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정도로만 하라”고 조언했다. 수업 후 5분 동안 배운 내용을 훑어보는 것도 중요하다. 쉬는 시간에 책을 보기가 어렵다면 적어도 그날 공부한 주요 과목에 대한 복습은 그날 반드시 해둬야 한다. 복습을 할 때도 내용을 암기하기보다는 이해가 안 됐던 부분을 인터넷 강의를 활용해 이해가 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의 취약점을 파악하고 이에 따른 학습 계획을 세우는 것 역시 기본이다. 하지만 조사 결과, 공부 계획을 ‘반드시 세운다’는 학생이 23명, ‘가끔’ 세우거나 ‘계획 없이 한다’는 응답이 37명이었다. 노 컨설턴트는 “중위권 학생들은 조급한 마음과 욕심 때문에 비현실적인 학습 계획을 세우기 일쑤”라며 “상위권 학생일수록 계획에 여유 공간이 많다”고 귀띔했다. 중간중간 계획을 돌아보고 다 끝내지 못한 공부를 완성하기 위해 공백을 두는 것이다.

CS교육컨설팅 이정선 컨설턴트는 “자신의 학습 패턴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잡념 노트’를 활용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공부를 할 때 옆에 빈 노트를 두고 딴 생각이 들 때마다 그 내용을 시간과 함께 기록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잡념이 생기는 시간 간격과 집중을 방해하는 주된 생각이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다. 10분 간격으로 잡념이 생기기 시작하면 집중력이 다 떨어졌다고 보면 된다. 이땐 차라리 쉬거나 다른 과목을 공부하는 등 환경의 전환이 필요하다. 과목별 또는 시간대별 자신의 집중도를 체크한 후 이에 맞는 학습 시간을 설정하는 것이 좋다. 이 컨설턴트는 “보통 학생들은 가장 집중이 잘되는 시간에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을 공부하게 되는데 이는 비효율적인 방법”이라며 “싫어하거나 어려워하지만 꼭 필요한 공부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자신의 취약점 파악을 위해서는 시험을 본 후 또는 문제집을 푼 뒤에 스스로 이를 분석해 보는 과정 역시 중요하다. CS교육컨설팅 이규현 컨설턴트는 “자신이 틀린 문제는 물론 맞힌 문제도 반드시 다시 확인하고 넘어가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설문에 응한 학생들은 시험을 보고 나면 ‘대충 훑어본다’거나 ‘다시 보지 않는다’는 학생이 53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 컨설턴트는 “영역별로 오답 정리 방법을 조금 달리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언어 영역은 자신이 그것을 답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를 말로 설명해 보면 도움이 된다.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답을 찾은 것인지 직관으로 찍은 것인지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수리 영역에서 오답노트는 총 문제 수의 10% 미만으로 틀렸을 때 작성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오답의 개수가 크게 늘어나는 3등급 이하 학생이라면 오답노트를 만드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된다. 이런 경우 틀린 문제와 관련된 단원을 찾아 교과서에 나오는 문제부터 다시 차근차근 풀어봐야 한다.

외국어 영역은 문제의 유형별 취약 여부를 확인하고 어휘를 정리하도록 한다. 탐구 영역의 암기 과목은 ‘요약 노트’를 써보면 좋다. 교과서 본문을 여러 번 읽은 뒤 목차만 보면서 기억나는 부분을 적는 것이다. 다시 교과서를 보고 빠뜨린 부분을 체크해 둔다.

이 컨설턴트는 4~5등급 학생들에게는 시험 후 수기를 써볼 것을 권했다. 자신의 공부 방법을 되짚으며 글로 적어보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잘못됐는지 돌아보고 개선시킬 수 있다.

프로젝트팀 강사진은 중위권 학생이 수능 영역별 학습에서 흔히 저지르는 오류에 대해 지적했다. 언어 영역 권오성 강사는 “많은 학생이 언어 영역을 막연한 느낌 또는 암기로 풀려고 하는데 그런 방식으로는 최상위권에 들 수 없다”며 “분명한 접근법과 논리를 갖고 지문 내에서 근거를 찾아 사실적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권 강사는 이를 위해 “프로젝트 학생들에게도 원리와 개념을 확인하는 데 중점을 두고 수업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수리 영역 여왕모 강사는 “3등급에서 2등급 후반까지는 무조건 많이 풀어 어느 정도 성적을 올릴 수 있지만 그 이상은 힘들다”고 잘라 말했다. 여 강사는 “많은 학생이 수학 문제를 언어적으로 해석하려 한다”며 “수학은 짧은 문제 안에서 주어진 조건과 출제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어 영역 이민섭 강사는 학생들이 영어를 경직되게 생각하는 것을 경계했다. 이 강사는 “숙어를 기계적으로 외우려 하지 말고 왜 그런 뜻이 도출됐을까를 한 번만이라도 생각해 보라”고 강조했다. 영어도 하나의 언어이기 때문에 비유적 표현, 행간의 의미, 문맥에 따른 어휘의 의미 변화 등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 독해 연습을 통해 문장의 구조를 익히고 동시에 문단의 구조를 파악하도록 해야 한다. 이 강사는 “미국에서는 거지도 영어를 잘한다”며 “머리가 나빠서 영어를 못하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고 즐겁게 영어를 공부한다면 1등급도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영역별 학습 TIP]

언어영역 : 비문학 독해 비법 김홍석 강사
“너, 주제를 알아라.”
비문학 독해에서 제일 중요한 말이다. 어떻게 하면 주제를 파악할 수 있을까? 바로 주제단락을 찾는 것이다. 보통 비문학 지문은 4~5개의 형식 단락으로 돼 있다. 이 중 내용상 중심이 되는 단락이 주제단락이다. 주제단락은 처음, 마지막 또는 중간에 위치할 수 있다.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일반적인 단락의 위치보다는 글의 전체 흐름을 파악해 주제단락을 찾는 연습이 필요하다. 글의 중심 화제에 대해 말하며 전체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하나의 단락을 찾아야 한다. 이런 연습을 해두면 수능 언어영역에서 비문학 지문에 대한 두려움도 많이 사라지고, 실력도 향상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외국어영역 : 어휘 학습법 오렌지 강사
기본 어휘를 공부하는 첫째 방법은 교과서 이용하기다. 학년별·수준별 필수 단어가 수록된 책이 바로 교과서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 좋은 자료가 수능 기출 단어다. 1994~2004년 수능 기출 기초 단어를 익히고, 2005년 이후로는 고난도 기출 단어까지 정리하면 좋다.

하루 어휘 학습량은 평균 30~50개 정도가 알맞다. 어휘를 암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시 처음부터’ 방법이다. 1번 단어를 외웠다면 다음 2번을 외우고 다시 1번부터 가서 확인하는 방식이다. 독해문제를 풀 때는 형광펜을 이용하자. 모르는 단어는 써놓지 말고 형광펜으로 표시만 하자. 교재를 끝낸 후 검토하면서 표시한 어휘를 복습하자. 암기 후 잊어버리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지 말자.

수리영역 : 취약 부분 공략하기 이왕렬 강사
“모르는 것을 공부하라.” 대부분의 학생은 선생님이나 개념학습서를 통해 새로 배우는 내용을 이해한 뒤 문제집을 풀면서 이를 연습하게 된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한 번 공부한 단원인데 막상 시험시간에 문제를 대하면 해결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시험에 출제되는 문제는 단순한 기초 개념 및 연산이 아니라 심화 개념 및 응용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 번 공부한 후 두 번째부터의 공부법은 문제를 통해 잘 안 풀리는 것, 모르는 것을 집중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오답노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초개념은 아는 것 같은데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 그 내용을 고민하고 해결하는 과정이 점수를 올리기 위한 공부법이다.



[현장에서 보니] ‘앞으로 할 일’ 이야기 하며, ‘오늘 할 일’ 스스로 찾아

학생들이 상담 중 서로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적어주고 있다. [비상에듀 제공]

11일 오후 1시 노량진 비상에듀 학원 강의실. 여느 때 같으면 조용히 앉아 수업을 기다리고 있을 아이들이 웬일인지 시끌시끌하다. 강의실 밖으로 호호 깔깔 웃음소리도 들린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아이들이 두 줄로 서로 마주 보고 앉아 있다. 같은 줄을 이루고 있는 자기 팀 친구들과는 서로 손을 잡은 채다. 한국모험상담교육연구소 방승호(아현산업정보학교 교감) 소장이 아이들에게 말했다. “자, 모두 눈을 감고… 각 줄의 첫 번째 사람만 눈을 뜨고 내 신호를 잘 봐. 신호가 떨어지면 재빨리 옆 사람 손을 꽉 잡아서 신호를 전달하는 거야. 손에 ‘전기’를 받은 사람은 또 옆 사람에게 전달하고. 마지막 사람까지 먼저 전기를 전달하는 팀이 이기는 게임이야.” 아이들이 눈을 감고 긴장된 분위기가 흐른다. 갑자기 손들이 움찔움찔. 순식간에 승패가 결정됐다. 아이들이 서로 마주 보고 웃으며 재미있어 한다.

이곳에선 일주일에 두 번 방 소장이 아이들을 찾아 ‘모험상담’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50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이뤄진다. 하지만 ‘나와 친구의 꿈 알기’ ‘협동 게임’ 등을 통해 서로 서먹해하던 친구들과 자연스레 친밀해지도록 했다. 방 소장은 “가장 에너지가 넘치는 시기에 하루 종일 책상 앞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이 공부에 집중하기란 쉽지 않다”며 “내재된 에너지를 발산하고 나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친구나 교사와 친밀감·신뢰감을 쌓게 돼 공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프로젝트 참가 학생들의 생활관리를 맡고 있는 비상에듀 박춘신 연구원은 “프로젝트를 시작할 당시에는 경직돼 보이던 몇몇 아이들도 지금은 표정이 많이 밝아졌다”고 말했다. 최은영(예일여고2)양은 “꿈에 대해 계속해서 말할 기회를 갖게 되니 스스로 좀 더 구체적·현실적으로 진로를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오후 2시부터는 언어 영역 수업시간.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강의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1시간반 동안의 강의가 끝나자 이번에는 언어 영역 문제지가 학생들 앞에 놓여졌다. 2006년 11월 기출 모의고사 문제였다. 얼굴을 찌푸리는 아이들에게 최준환 대학생 멘토는 “1등급을 받으면 맛있는 것은 물론 원하는 선물도 사주겠다”고 약속했다. 아이들 표정이 금세 밝아졌다. 칠판에 대학생 멘토가 적어놓은 글씨가 보였다. ‘비문학 지문이 좀 어렵더라도 쫄지 말고… okay?’ 아이들은 다시 머리를 파묻고 문제를 푸는 데 열심이다. 쥐 죽은 듯 강의실이 조용해졌다.

쉬는 시간에는 여학생들이 노량진 학원가의 다양한 길거리 간식을 즐긴다. ‘폭탄 주먹밥’을 간식으로 먹던 아이들이 기자에게도 젓가락을 건넸다. 칠판 한쪽 구석에는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찍은 강의실 풍경이 붙어 있었다. 각자 자신의 꿈을 위해 ‘수능 1등급’이라는 목표를 안고 한 곳에 모인 아이들이 보였다. 강의실 밖에는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고 있었지만 아이들의 얼굴에는 한 줄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 같았다.

글=최은혜 기자
사진=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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