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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출신 물리학자 카블리 '제2 노벨상'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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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제2의 노벨상이 2008년부터 시상된다고 로이터 통신이 2일 보도했다. 상을 제정한 사람은 노르웨이 출신의 물리학자이자 사업가인 프레드 카블리(사진)다. 상의 이름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수상 분야는 ▶천체물리학 ▶신경과학 ▶나노공학이며 상금은 100만달러(약 10억원)씩이다. 2년마다 한번씩 수상자를 선정한다. 수상자는 노르웨이 학술원이 전 세계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결정한다.

1901년 처음 시작된 노벨상은 현재 ▶물리 ▶화학 ▶의학 ▶문학 ▶평화 ▶경제 등 6개 분야에 걸쳐 해마다 시상되고 있다. 상금은 140만달러다.

새로 제정되는 상은 노벨상이 발표되기 한 달 전인 9월 중순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시상할 예정이다.

카블리는 "과학적 발전에 대해 보수적인 노벨상보다 더 신속하게 상을 수여할 것이기 때문에 더 혁신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노벨상은 이미 오래 전에 이루어진 업적에 대해 나이 많은 과학자들에게 상을 준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돈이 부족하지만 '꿈꾸는 사람'들을 격려하려 했던 노벨의 생각과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카블리는 "과학을 널리 확산시키고 더 많은 학생이 관심을 갖도록 하고 싶다"며 상을 제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노르웨이에서 미국에 이르기까지 세계 여러 곳에서 (과학을 기피하는 현상이)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게 그의 문제의식이다.

그는 빅뱅(big bang.대폭발)과 우주의 기원, 다른 행성의 생명체, 암흑물질,'만물의 이론' 등의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전이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카블리는 단돈 300달러를 들고 1955년 노르웨이를 떠나 미국으로 갔다. 그는 캘리포니아에서 항공기 비행 통제용 센서를 만드는 카블리코사를 운영하다 2000년 회사를 3억4000만 달러에 팔았다. 매각 대금은 과학연구소 지원에 사용되고 있다. 제2 노벨상 기금으로도 사용될 예정이다.

그가 현재 기금을 지원하는 연구소는 미국 9곳과 네덜란드 1곳이다. 이들 연구소와 관련있는 학자 3명이 지난해 노벨상을 받았다.

캘리포니아대 연구소의 데이비드 그로스와 매사추세츠공대 연구소의 프랭크 윌첵은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컬럼비아대 교수 겸 카블리연구소 연구원인 리처드 액셀은 의학상을 받았다.

한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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