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특별검사제도 존폐 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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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미국의 특별검사제도가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됐다.

한마디로 돈과 시간은 무제한으로 쓰면서 별 성과도 없이 애매한 사람만 궁지에 몰아넣는 '마녀 사냥' 으로 흐르고 있다는 비난 때문이다.

계기는 케네스 스타 검사의 클린턴 섹스 스캔들 수사다.

무려 3천3백만달러를 쓰고도 '역겨운 섹스 보고서' 밖에 내놓은 것이 뭐가 있느냐는 비난에 특별검사의 문제가 슬슬 제기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것은 지난주 특별검사측의 '완패' 로 끝난 전 흑인 농무장관 마이클 에스피에 대한 수사였다.

도널드 스맬츠 특별검사가 94년부터 달라붙어 1천7백만달러를 퍼부은 수사에서 스맬츠측은 30개의 혐의로 에스피 전 장관을 기소했다.

식품회사 등으로부터 약 3만5천달러 상당의 선물을 받았다는 혐의 등이었 다.

그러나 결과는 '전부 무죄' . 이렇게 되자 의회나 법조계.여론은 "수사할 가치조차 없는 일에 세금을 낭비했다" 고 비난하고 나섰다.

워싱턴 포스트지 같은 유력 신문도 4, 5일 이틀에 걸쳐 이 문제를 주요 기사로 다뤘다.

아직 존폐에 대한 결론은 없지만 과거 어느 때보다 심각한 분위기로 봐서 살아나더라도 힘겨운 살아남기가 될 것 같다.

워싱턴 = 김수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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