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부산부 건물 등 철거후 제2롯데월드 건설계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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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일제는 침략야욕 때문에 만주 관동군 사령부는 '대 (大)' 자로, 서울의 조선총독부는 '일 (日) 자' 로, 부산부 (釜山府) 는 '본 (本) 자' 로 설계했으며 조선의 정기를 꺾기위해 건물바닥에 동판을 묻었다. " 이런 속설이 나돌았다.

서울 조선총독부 건물을 철거하자 동판과 석주 (石柱)가 나와 이 설은 근거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부산부 (옛 부산시청) 건물 (4층) 은 달랐다.

이 건물은 4일 완전히 철거돼 기둥의 뿌리까지 드러났다.

그럼에도 바닥 어디에도 동판이나 석주는 보이지 않았다.

바닥은 흙 위에 시멘트를 발랐을 뿐이었다.

기둥은 그 시멘트 바닥 위에 붉은 벽돌을 차근차근 쌓아올린 것이었다.

이른바 조적조 건물 형태다.

놀라운 것이 있다면 61년 전 일제가 지은 건물이 31년 전 우리가 지은 건물보다 튼튼했다는 것이다.

일제는 36년 부산부 건물을 짓고 이듬해 바로 인근에 지상 6층짜리 철근콘트리트 건물 (옛 부산시청 제3별관) 을 세웠다.

이 건물은 철근이 전혀 녹슬지 않고 금간 곳도 없이 단단해 철거에 애를 먹었다는 것이다.

김철갑 (47) 현장소장은 "그러나 그 바로 옆에 67년 우리가 지은 8층짜리 철근 콘크리트 건물 (제1별관) 은 곳곳에 금이 가 쉽게 부서졌다" 고 말했다.

롯데는 이들 건물을 철거하고 제2롯데월드를 세울 예정이다.

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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