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복합화물터미널 건설현장 주간사 부도로 공사중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3일 오후 대구시달서구이현동 대구복합화물터미널 건설현장.

철도와 연결해 지역 컨테이너화물 터미널로 이용될 이 곳은 지금쯤 한창 공사가 진행돼야 할 때인데 사람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는다.

6만6천여평의 넓은 터미널 공사현장에는 키를 잴 만큼 자란 잡초들만 수북했다.

방치된 터 곳곳에는 폐타이어.깡통.스티로폴.비닐봉지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공사현장을 막아 놓은 비닐막은 찢어져 바람에 날리고, 그나마 붙어 있는 비닐막에는 보기에도 민망한 낙서들이 그려져 있다.

내년 6월 완공 예정인 복합화물터미널의 현재 모습이다.

지금껏 해놓은 공사는 터를 고른 것 뿐. 이 공사는 96년12월 철도청.대구시.㈜청구와 또 다른 12개 업체들이 주주로 참여한 가운데 시작됐다.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을 운반하는 컨테이너 화물터미널이 없어서였다.

업계는 화물터미널이 만들어지면 경부선철도를 이용, 부산으로 컨테이너 수송이 가능해 지는 등 물류비 절감에 큰 도움을 기대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주간사인 청구가 부도나면서 공사도 중단되고 말았다.

게다가 철도청 (지분 25%).대구시 (12.5%).청구 (25%) 와 일반투자자 (37.5%) 들이 내놓은 자본금과 공사비 1백92억원 가운데 94억5천만원을 청구가 불법으로 빼내 다른 곳에 써버렸다.

자본금.공사비 등 터미널 건설에 필요한 3백60억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날아 가버린 셈. 이 때문에 장수홍 청구그룹회장 등 회사 관계자들이 횡령혐의로 검찰에 구속되기도 했다.

문제는 언제 공사가 재개될 지 모른다는 것. 철도청과 대구시는 주간사인 청구가 하루빨리 공사를 하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중단된 아파트 공사 마무리에도 바쁜 것이 청구 형편. 때문에 준공을 기다려온 업체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

인근 섬유업체 관계자는 "화물터미널이 들어서면 수출물량 운송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공사가 늦어져 안타깝다" 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철도청과 청구를 사업에서 배제하는 것을 포함,가능한 모든 공사재개 방안을 모색하겠다" 고 밝혔다.

홍권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