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해마다 겪는 '수능 불편' 이젠 바꿔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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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감독을 다녀온 교사로서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어 밝히고자 한다.

첫째, 서울의 경우 중학교에서 시험을 치러 책.걸상이 수험생 체격에 맞지 않았다.

중학생이 쓰는 책.걸상이라 신체가 성인에 가까운 수험생들은 몹시 불편을 겪어야 했다.

어떤 학생은 아예 다리 위에 책상을 올려놓고 시험을 보는 경우도 있었다.

고사장을 고등학교로 옮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문제지의 회수다.

학생들은 자신이 치른 시험 성적이 어떻게 나올지 몹시 초조해 한다.

문제지에 답을 표시해 놓았으므로 문제지는 마땅히 학생 본인에게 줘야 한다.

보안을 위해서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시험이 끝나자마자 방송에서 수능문제 풀이를 하고 있지 않는가.

셋째, 교통대책이다.

많은 수험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부모들은 추운 날씨에 시험 치르는 자녀를 고사장까지 데려다 준다.

그러다보니 고사장 주변은 교통정체로 지각.결시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최대한 대중교통수단, 특히 전철역 주변의 학교를 고사장으로 설치.운영했으면 한다.

이러한 문제들은 해마다 지적되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

'만의 하나 무슨 일이' '혹시나' 하는 두려움과 행정편의적 발상 때문에 '만 (萬) 사람이 불편을 겪는' 일은 개혁차원에서 시정돼야 한다.

지난해에 그랬으니까 올해도 그대로 하는 식의 복지부동.과거답습은 발전 없는 정체만을 낳을 뿐이다.

당국자는 교육 수요자인 수험생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할 것이다.

김경아 <교사.경기도김포시감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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