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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창단40년 '한국남성합창단' 기념공연 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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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옛날에 금잔디 동산에 매기 같이 앉아서 놀던 곳/물레방아 소리 들린다 매기 내 사랑하는 매기야/지금 우리는 늙어지고 매기 머린 백발이 다 되었다/옛날의 노래를 부르자/매기 아아 희미한 옛 생각…" (매기의 추억) 국내 최장수 아마추어합창단으로 올해 창단 40주년을 맞는 한국남성합창단이 오는 19일 오후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기념공연을 가진다.

지난 40년간 불렀던 레퍼토리 중 가장 인기있었던 곡들로 프로그램을 꾸몄다.

동창회에서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비명에 먼저 간 학우들을 그리워하는 곡이 돼 버린 '매기의 추억' 도 그중 하나. 프로그램에 들어 있는 '상록수' 도 많은 팬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적실 듯하다.

창단 당시 서울대 문리대.의대.공대 학생이었던 초창기 단원들은 어느덧 회갑을 훌쩍 넘겨 버렸다.

이번 공연은 68년부터 30년간 합창단을 이끌어온 상임지휘자 유병무 (선화예고 음악감독) 의 회갑과 지휘자생활 30년도 함께 축하하는 뜻깊은 무대. 이를 기념하여 작곡가 박정선 (한양대교수)에게 특별힌 위촉한 '사모곡' '가시리' '방아타령' 등 3곡이 초연된다.

또 빗토리아의 '아베 마리아' , 랜달 톰슨의 '타란텔라' , 슈베르트의 '축제의 노래' , 구노의 '병사의 합창' 등 남성합창의 매력을 한껏 구사할 수 있는 레퍼토리에다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젊은 날은 지나고' 등 추억의 노래를 부른다.

또 이 합창단 출신인 바리톤 최현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특별 출연해 토스티의 가곡 '기도' 와 칸초네 '금지된 노래' 를 들려준다.

02 - 517 - 7071.

퇴근길에 함께 모여 남자들끼리 맥주잔을 기울이면서 노래를 부르던 데서 비롯된 남성합창운동의 원조는 19세기초 유럽. 프랑스의 오르페온, 독일의 리더타펠, 영국의 글리 클럽으로 발전해왔다.

한국남성합창단은 58년 미군 대위 게츠가 창단한 후 김치석.서수준씨가 상임지휘자를 거쳤다.

단원 중에는 김풍명 (57).경민 (28) , 박정호 (50).범 (22) , 이창영 (57).병준 (26) 부자 등 3개팀이 부자 (父子) 로 활동 중이다.

1백여명 중 30년 이상 활동하고 있는 단원도 12명이나 된다.

20대에서 60대까지 고른 연령층에다 은행원.의사.건축사.중소기업인.목사.꽃집주인 등 직업도 다양하다.

민주적 운영방식을 실천하고 있는 이 합창단은 서울 압구정동 세실아트홀에서 주1회 (목요일 저녁) 연습하다가 지난 9월부터는 매주 2~3회씩 맹연습을 해왔다.

최근엔 경기침체 탓인지 참석률이 예년에 비해 높아졌다.

지난 85년부터는 일본 '도쿄 리더타펠 1925' 남성합창단과 2년마다 양국을 오가며 합동무대를 갖고 있다.

한국합창총연합회 명예이사장으로 있는 유병무씨는 KBS어린이합창단.리틀엔젤스.서울음대 합창단.선화예고합창단 등을 지휘해 온 국내 합창 계의 거목. 30년간 줄곧 무보수로 한국남성합창단을 이끌어왔으며 소프라노 조수미.신영옥.김수연 등을 키워낸 성악의 명교수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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