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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맛 탐구 - 빙수의 명가

중앙일보

입력

입안이 얼얼, 가슴까지 싸아~해지는 여름의 별미, 빙수. 원조 팥빙수가 꾸준히 입맛을 사로잡는 가운데 최근 특별한 재료 및 분위기를 내세운 새로운 빙수들이 당차게 명함을 내밀고 있다. 저마다 내로라하며 시원한 여름을 약속하지만 선택은 각자의 몫. 입맛 따라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Classic

팥과 얼음의 조화 단순하지만 깊은 맛
'C four' 팥빙수
얼음, 팥 그리고 연유와 떡. 케이크 전문점 C four의 팥빙수 세팅은 이게 전부다. 이 단순한 팥빙수에는 두 가지 포인트가 있다. 첫째가 얼음. 투명한 유리 그릇을 하얀 눈처럼 소복하게 뒤덮는다. “일본에서 들여온 기계로 눈의 결정 모양을 연상케 하는 얇고 기다란 얼음 빙수를 만들어내죠.” 이태원점 정창운 실장의 말이다. 이 얼음을 그릇에 얹고 연유를 뿌린 후 다시 얼음을 얹는다. 메인 그릇에는 연유를 뿌린 얼음만 소복하게 나온다. 두 번째 포인트는 팥. 일주일치를 한꺼번에 끓이는데 이때 어느 정도 질퍽해야 한다. 팥이 너무 묽으면 단맛이 강해지는데, C four의 케이크와 함께 먹으려면 조금 덜 단 편이 좋기 때문이다. 얼음과 팥은 각기 다른 그릇에 나오며 개인 그릇에 조금씩 덜어 먹으면 된다. 입 안이 깔끔하고 팥과 빙수의 깊은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신사동·이태원·동부이촌동에 매장이 있다.

- 팥빙수 1만원, 커피빙수와 녹차빙수는 1만2000원
- 오전 10시~밤 12시
- 이태원점 : 남산 하얏트 호텔 정문을 앞에 두고 오른쪽 방향으로 약 3분 거리. 우측에 위치해 있다.
- 02-749-8511, www.c4cake.com

달달한 팥 쫄깃한 떡 어릴적 향수 자극
'송스키친' 팥빙수
드라마 ‘트리플’에 나오는 빈티지 풍의 카페를 눈여겨 본 적이 있다면 ‘송스키친(Song’s Kitchen)‘이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성북동·삼청동에 이은 푸드 스타일리스트 송혜진의 세 번째 카페로 지금은 삼청동과 세검정의 매장만 운영하며 빈티지 풍의 인테리어와 맛깔스러운 음식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송스키친의 팥빙수는 향수를 자극한다. 비벼먹기 좋은 큰 그릇에 얼음과 팥, 그리고 떡과 미숫가루가 고명으로 나오는데 그 옛날 맛 그대로다. “팥빙수에 왜 과일이 없나요?”라고 물어본 손님에게 송씨는 “제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기 때문에요”라고 대답했단다. 송스키친 음식은 모두 주인의 취향인 셈이다. 우유 셔벗을 따로 만들어 얼음과 섞는 송스키친 팥빙수에는 우유의 풍부한 맛이 물씬 난다. 팥은 달달하고, 쫄깃한 떡은 씹는 맛이 있다. 떡과 미숫가루는 방앗간에 가서 먹어보고 냄새도 맡아보며 직접 맞춘다.

- 7000원
- 낮 12시~새벽 2시
- 세검정점 : 경복궁 역에서 버스를 타고 상명대 입구 역 하차. 세검정 파출소 방향으로 걷다보면 세검정 정자와
 개천이 나타나는데, 개천 옆의 홍제천 길로 들어가면 초입에 있다.
- 02-395-1713


New

상큼달콤 로맨틱한 데이트에 제격
'하겐다즈' 와인빙수
하겐다즈의 와인빙수는 와인잔처럼 생긴 큰 유리그릇에 나온다. 얼음 위에는 빌라 몬테스산 와인에 하겐다즈 특제 소스를 섞어 만든 소스가 뿌려지고 오렌지· 키위·거봉·다크 체리가 올려진다. 스트로베리 치즈 케이크 아이스크림과 타피오카 펄 장식으로 마무리한다.

하겐다즈 본사의 매장 트레이너 매니저인 박성은 대리는 “와인을 마시듯, 와인 빙수 한 입에 과일 한 입, 그리고 아이스크림 한 입을 따로 먹어야 와인 빙수의 맛을 가장 잘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중요한 점은 모든 재료를 섞어 먹는 게 아니라 따로 음미하는 것이다. 시원한 와인 한 잔을 가볍게 마신다고 생각하면 된다. 재료가 섞이면 와인의 깔끔한 맛이 떨어지고 보기에도 좋지 않다. 아이스크림은 와인의 떫고 드라이한 맛을 없애주고, 칠레산 몬테스산 와인의 강한 과일향을 부각시켜 준다. 와인의 상큼함과 아이스크림의 달콤함, 두 가지 맛이 존재하는 이색 빙수다.

- 1만3500원
- 도심공항터미널점: 오전 10시~오후 11시
- 삼성역 도심공항터미널 지하 1층. 현대백화점 식품관 입구에서 가까운 에스컬레이터 옆.
- 02-2016-6885, www.haagendazs.co.kr

수제 초콜릿의 진하지만 깔끔한 풍미
'카카오봄' 카카오 빙수
카카오나무라는 뜻의 ‘카카오봄(Cacao Boom)’
은 수제 초콜릿 전문점. “이탈리아에서 시작해 유럽에 널리 퍼진 디저트 레시피 중에 수제 빙수스타일이 있어요. 음료를 얼려 살얼음이 낄 때쯤 여러 차례 살살 섞어주면 살얼음이 입자를 유지하며 겹겹이 만들어지게 되죠.” 고영주 사장은 여름 메뉴를 고민하다가 이에 착안해 카카오빙수를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빙수를 시키면 카카오로 만들어진 살얼음 빙수와 진한 초콜릿 소스, 아몬드 슬라이스, 초콜릿 셰이빙이라고 하는 초콜릿 가루가 토핑으로 함께 세팅된다.이 세 가지를 카카오 살얼음 위에 살살 뿌려서 먹으면 된다. 카카오 살얼음은 입에서 사르르 녹아 깔끔한 카카오 맛을 남긴다. 그 다음, 수제 초콜릿이 자연스럽게 섞이면서 진하고 부드러운 맛이 혀를 강타한다. 100% 카카오버터를 써 인스턴트 초콜릿을 먹고 난 후의 텁텁함이 없다.

- 7000원, 6~9월 한정 메뉴
- 오전 9시~오후 10시
- 산울림극장에서 홍대방향으로 오다가 두 번째 블록에서 우회전. 무과수 마트 옆에 있다.
- 02-3141-4663, www.cacaoboom.com

< 이세라 기자 slwitch@joongang.co.kr / 사진=황정옥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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