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비디오]미드나잇가든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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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법정테두리 벗어난 선과 악의 심판

□ 미드나잇가든 (연소자불가.스타맥스) =칠순을 바라보는 영화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연출작은 재즈명인 찰리 파커의 인생을 다룬 88년작 '버드' 로 골든글로브에서, 늙은 총잡이의 멋진 복귀전을 그린 92년작 '용서받지 못한자' 로 아카데미에서 감독상을 받은 것까지 이십여편. 그 중 97년 스무번째 연출작인 '미드나잇 가든' 이 극장개봉없이 비디오로 나온다.

'미드나잇가든' 의 배경은 미국남부 조지아주의 작은 도시 사바나. 미국영화속에서 뉴욕이나 LA가 지극히 당연한 배경인 것과 달리, 사바나를 바라보는 영화의 시선은 이방인의 것이다.

시선의 주인공은 진기한 고가구와 미술품 콜렉션을 자랑하는 거부 짐 (케빈 스페이시) 의 크리스마스 파티를 취재하러 온 작가 존 (존 쿠색) .존은 귀족적인 잔재와 소도시특유의 발빠른 소문이 공존하는 낯선 도시의 내밀한 드라마 안으로 빠져들어간다.

보이지 않는 개를 산책시키는 사내가 있는가 하면, 온몸에 파리를 몰고 다니면서 상수도에 독극물을 풀 기회를 노리는 노인도 있다.

그리고는 여장남자와 동성연애와 살인까지. 범죄물 '더티 해리' 에서 서부극 '용서받지 못한 자' 까지 관습적 장르를 두루 관통해온 '작가'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미드나잇가든' 에 낯선 느낌의 법정물 형식을 빌려온다.

선과 악의 심판은 법정의 테두리를 벗어나고, 죽은 자의 원한은 영혼과 대화하는 주술사의 마법으로도 풀지못하는 것.

***살인과 사랑 교묘한 스릴러로 엮어

□ 현기증 (고교생관람가.CIC) = "러브신을 살인장면처럼, 살인장면을 러브신처럼 찍는 감독" 이란 트뤼포의 지적처럼 살인과 사랑을 교묘한 스릴러로 엮어낸, 히치콕의 60년산 걸작. 고소공포증을 앓는 전직 형사의 시선을 주밍과 트래킹으로 묘사해낸 효과가 유명하다.

제임스 스튜어트.킴 노박 주연. 63년작 '새' 와 함께 판매용으로 출시. 1만2천1백원. 02 - 3443 - 7782.

*** 브루스 윌리스의 전형적 액션물

□ 머큐리 (고교생관람가.CIC) =암호해독에 천재적 재능을 보이는 자폐아 소년, 이를 위험요소로 판단한 정보부, 그리고 상사에 반발하다 좌천당한 FBI요원 브루스 윌리스. 조직내에서는 좌충우돌하지만, 결국 '정의' 를 실현하는 브루스 윌리스의 전형적인 이미지가 모처럼 제값을 하는 액션물.

*** 선정적 언론에 대한 비극적 고발

□ 매드시티 (고교생관람가.스타맥스) =미개봉작치고는 유래없이 화려한 진용의 영화. 감독은 코스타 가브라스. 주연은 존 트라볼타와 더스틴 호프만. 실직에 격분, 우발적으로 인질극을 저지르는 박물관 경비와 이를 절호의 특종찬스로 활용하려는 노회한 기자로 대결을 벌인다.

초반은 인질극 같지않은 우스운 인질극이지만 결론은 선정주의 언론에 대한 비극적 고발.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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