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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홍윤숙'해바라기'-자연시초 38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언제부터인가

서울에서 자취 없이 사라진 해바라기들

모두 다 어디로 갔는가 궁금했더니

연변 조선족 자치주 가는 길

비암산 일송정 바라보니

쇠락한 한 비암촌 비포장 도로에

떼를 지어 몰려와 살고 있었다

홍윤숙 (洪允淑.73) '해바라기' - 자연시초 38중

해방 직후부터 시를 쓰기 시작한 시인이다.

사변 뒤 첫 시집을 낸 시인이다.

그간 세월이 갔다.

최근 그녀의 '자연시초' 연작시들은 그녀의 자서전적 체험을 소재로 삼은 야심작이다.

조국의 여러 꽃들이나 나무들이 그런 회귀의 시정 (詩情) 을 통해 살아나고 있다.

여기 해바라기는 중국에서는 해바라기 씨를 줄곧 먹는 현실의 그것인데 시인의 눈에는 오래 함께 살아온 기억의 향수 (鄕愁) 였다.

고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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