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수면'모자라면 자도 피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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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낮 밤이 있듯 수면 - 각성 주기는 인간의 기본 생리다.

양질의 잠이 부족하면 깨어나 있는 기간 동안의 활동이 지장을 받기 마련. 하지만 복잡한 현대생활로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자고 나도 상쾌하지 않아요. 많이 자고 일어나도 온몸이 찌뿌듯합니다" 라는 P씨 (20.남) .아침마다 일어나는 것이 고역인 그는 입맛도 없어 늘 아침을 거른다.

낮 생활에도 그다지 활력이 없다.

원인은 숙면 (熟眠) 하지 못한 탓.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홍승봉 (洪承奉) 교수는 "숙면을 위해선 양과 질을 모두 고려해야한다" 고 말한다.

잠자는 시간을 적절하게 유지해주는 것이 그 기본. 사람마다 개인차가 심하지만 대개 7~9시간이 적당하다.

잠을 자도 계속 피곤하다면 먼저 잠시간이 부족한 것이 아닌지 헤아려봐야 한다.

충분히 자는 데도 피곤하다면 수면의 질을 따져봐야 한다.

이때 포인트는 렘수면의 충분한 확보. 렘수면이란 빠른 안구운동이 나타나는 수면시기로 잠들기 시작해 70~90분이 지나면 처음 나타난다.

이때 자율신경계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맥박.혈압.호흡.체온 등이 증가하고 근육 긴장도는 가장 많이 떨어진다.

꿈도 이때 꾸게 된다.

정상적인 수면은 총 수면시간 중 비 (非) 렘수면이 75~80%, 렘수면이 20~25%.렘수면이 중요한 이유는 이때 인체가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렘수면이 만성적으로 결핍되면 기억력.집중력 등이 떨어지며 쉬 짜증이 나고 의욕도 없어지게 된다.

노인에게 수면장애가 환자가 많은 것도 절대적인 수면시간과 함께 렘수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렘수면을 충분히 유지하지 못하는 원인은 ^스트레스나 교대근무 등으로 생체리듬이 깨질 때^잠을 자면서 일시적으로 호흡을 멈출 때^카페인 같은 중추신경 흥분제 복용 등. 잠들기 어렵거나 계속 자기 어려운 경우, 잠잔 시간과 상관없이 푹 자지 못했다고 느끼면 바로 렘수면이 부족한 것이다.

서울대의대 정신과 정도언 (鄭道彦) 교수는 "수면장애 원인 진단은 환자의 설명과 수면다원검사를 종합해 내릴 수 있다" 며 "무턱대고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은 불면증을 악화시킬 뿐" 이라고 경고했다.

일반인들이 간과하기 쉬운 것은 코를 고는 것. 늘 심하게 코를 고는 사람은 상기도가 좁아져 억지로 숨을 쉬는 상태라 자다가 한 번씩 숨이 막히는 상태에 빠져 수면의 질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상습 코골이 중에는 대체로 목젖이 늘어져 있는 이들이 많으므로 이를 수술해주면 편안히 잘 수 있다.

잠자다 다리가 떨려서 자주 깨는 이들도 있다.

바로 사지불안증. '자려고 누우면 발이나 종아리가 조이는 느낌' 이 들 땐 곧 일어나 걷는 것이 상책이다.

나이가 많아지면서 이를 자주 경험하게 된다.

또 당뇨병환자.임산부.철분이 결핍된 경우에도 많이 나타난다.

이 때는 다리를 더운 물에 자주 담가 주면 대부분 좋아진다.

심하면 항경련제를 복용한다.

스트레스로 잠을 잘 못 잘 땐 잠자는 습관을 고쳐야 한다.

▶취침.기상시간을 정할 것 ▶졸리다가도 잠자리에만 들면 잠이 안 오면 잠자리에 15분 이상 있지 말 것 ▶카페인이 든 음식 안 먹기 ▶금주 (禁酒) ▶규칙적인 아침 운동 ▶단전호흡 등을 한다.

스스로 편안해지는 방법을 배워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병원에서 바이오피드백 장치를 이용해 자신이 어떤 마음가짐을 가질 때 맥박이나 호흡이 떨어지는지 눈으로 보면서 익히는 것. 물론 질병으로 몸이 아파 잠을 푹 잘 수 없을 때는 통증치료를 받아야한다.

황세희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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