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년만에 4년적자 씻어낸 이세연 동양염공 사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서류결재로 끝내지 않고 철저하게 현장을 챙긴 게 주효했던 것 같다. "

부임 1년도 채 안 돼 4년간 적자에 허덕이던 효성 계열 동양염공 (대구시수성구신매동) 을 흑자로 돌려놓은 이세연 (李世淵.48) 사장.

경영성과를 인정받아 최근 효성 조석래 (趙錫來) 회장으로부터 이사대우에서 상무로 2계급 특진과 함께 1억원의 개인포상을 받은 그는 현장에 기초한 밀착경영을 경영개선의 첫째 요인으로 꼽았다.

" '엔지니어 세일즈' 개념을 도입, 생산부서 간부들로 마케팅팀을 만들고 '현장 출신' 을 관리자에 임명하는 등 현장주의로 시스템을 바꿨다" 는 것.

또 현장출신을 생산팀장으로 임명, 직원들과의 인간적.기술적 유대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생산직도 열심히 하면 된다' 는 동기부여를 제공한 게 높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졌다고 그는 설명한다.

13년간 그룹 감사팀에 있던 李사장이 지난해 12월 '이사대우 대표이사' 로 부임하면서 가장 먼저 착수한 일은 동종업체 벤치마킹. 4년간 동양을 맡은 적이 있어 문제점은 속속들이 꿰고 있지만 처방을 내놓기엔 업계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는 "대.중소기업 10곳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선정, 이들을 흑자.적자 기업으로 나눠 ▶품질관리▶납기▶공정▶노조 등 경영의 주요 고리를 분석했더니 처방이 절로 나오더라" 고 밝혔다.

즉 이익을 내는 업체는 고부가가치의 특화품목을 선정, 경영자가 불량률을 직접 챙기며 품질에 신경을 쓰는 반면 적자 기업은 하나같이 백화점식 수주에 실무선의 미온적인 불량률 관리가 눈에 보이더라는 것.

여기서 교훈을 얻는 그는 바로 '대표 상품' 선정에 들어갔고, 옅은 색의 얇은 직물인 시퐁 등 다섯가지를 선정했다.

현재 이들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의 52.2%로 지난해 35.3%보다 훨씬 높아졌고 수익성도 향상됐다.

다음은 품질 관리. "불량 1회엔 경고, 2회면 샘플을 게시해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방법으로 대처했으며 심지어 불량 때문에 회사를 그만둔 경우도 있을 정도로 신경을 썼다" 는 것이 그의 설명.

이밖에도 연료비 절감을 위해 지난해 겨울 기숙사를 포함한 전 사무실의 난방용 파이프를 아예 잘라버리고, 대신 방한복과 전기장판으로 대체하는 등 강도 높은 비용절감 노력도 병행했다.

이런 노력 끝에 지난해 14억원의 적자를 낸 동양을 올해 12억원 흑자가 예상될 정도로 튼튼해 졌다.

직원들이 그에게 붙여준 별명은 '독사' .하지만 직원 개개인의 신상을 파악해 밀착관리하는 한편 철저한 신상필벌 주의를 적용, 직원들의 신뢰도 두텁다.

실제로 "직원 사기를 고려, 임금을 삭감하지는 않았고 상여금 6백50%도 그대로 지급했다" 는 것이다.

김진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