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타는 지구촌“물전쟁도 불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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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구촌 곳곳이 물부족으로 애태우고 있다.

각국의 '물 권리 (水權)' 확보경쟁이 한층 치열해졌고 일부 지역에선 이미 분쟁으로 번졌다.

미국의 시사지 타임은 지난주 '가장 심각한 물부족에 처해 있는 중동에서는 70년대 전쟁의 원인이 석유자원 때문이었다면 21세기엔 물을 둘러싸고 충돌이 빚어질 것' 이라고 우려했다.

◇ 물부족 = 지구전체 물의 97.4%는 바닷물이고 담수는 2.6%에 불과하다.

더욱이 담수중엔 빙하가 75%, 지하수가 25% 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인간이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호수나 강물은 전체 담수의 0.5%에 불과하다.

인구 1천만명 안팎의 대도시중 다수는 생활용수난에 처해 있다.

베이징 (北京).캘커타.상파울루 등 아시아와 남미의 대도시는 이미 물기근 상태에 돌입했으며, 불시에 혹은 정기적으로 단수조치를 단행하고 있다.

최근 인도 봄베이 부근에서는 데비다스 라하네 (65) 라는 전직 관료가 자신의 마을에 대한 원활한 식수 공급대책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단식투쟁 끝에 분신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시내에서 물 강탈사건이 공공연히 발생하자 '물강도와의 전쟁' 까지 선포했다.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인구의 40%를 차지하는 80여개국이 필요한 용수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 문제점 = 세계 8백여개의 하천이 2개국 또는 여러 나라에 의해 공유되고 있고 세계인구의 40%가 인접국의 물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물권리 확보를 둘러싼 상.하류 국가간 분규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중동의 요르단강, 아프리카의 나일강, 인도.방글라데시의 갠지스강 유역은 물을 둘러싼 인접국간 갈등이 폭발할 가능성이 매우 큰 지역으로 꼽힌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터키.시리아 분쟁도 터키가 유프라테스강에 아타투르크댐을 건설해 강물에 대한 독자권을 행사하려는 데서 비롯됐다.

물의 오염도 심각한 문제.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환경파괴와 산업쓰레기로 물이 오염됨에 따라 개도국 질병의 80%가 물때문에 발생하고 있으며 한해 1천만명이 죽어가고 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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