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과학연]움직임 자동조절 침대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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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물침대.돌침대.물결침대에 이어 움직임이 자동으로 조절되는 침대까지 등장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세진 (朴世鎭) 박사팀은 최근 수면 자세에 따른 체압 (體壓) 변화를 측정해 피로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자동침대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침대는 침상을 머리부위에서 발끝부위까지 8등분해 부분별로 높낮이를 최고 8㎝까지 낮출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예컨대 엎드려 자면 체압이 가장 많이 쏠리는 부위는 가슴의 최상부쪽. 이럴 땐 침상에 깔린 센서가 이를 감지해 이 부위를 떠받치는 침상부를 살짝 밀어 올려주는 식이다.

朴박사는 "사람이 자다가 이리 저리 뒤척이는 것은 특정 부위에 과도하게 쏠린 체압을 해소하기 위한 자연스런 과정" 이라며 "새 침대는 사람 대신 침상을 움직여줌으로써 최대한의 숙면을 유도하게 된다" 고 설명했다.

그러나 새 침대의 일반 보급은 쉽지 않을 듯. 공동연구에 참여한 에이스침대측은 "부피는 변화가 없지만 센서.모터.컴퓨터 칩 등이 추가돼 대당 6백만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고 밝혔다.

따라서 연구팀은 디스크나 욕창환자를 주고객으로 삼아 빠르면 2~3년 내 제품 출시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 한편 에이스침대측은 시장에 내놓기 전에 자사의 주요 대리점에 고객의 체압측정용으로 보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신장이나 체중 혹은 체형에 따라 체압 분포가 달라지기 때문. 실제 표준과학연구원이 새 침대 개발을 위해 남녀 64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체압은 잠자는 자세에 따라 분포가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 예로 바로 누운 자세의 경우 가슴과 수직한 방향으로 가장 큰 체압이 걸리며 엉덩이 부분이 다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엎드린 자세의 경우 바로 누운 자세에 비해 엉덩이와 허리에 수직한 방향으로 체압이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허리가 불편한 사람들이 피해야할 자세라는 뜻이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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