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보너스와 실적은 무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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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최고경영자에게 지급되는 연례성과급(보너스)은 내역이 잘 공시되지 않으며 기업 실적과도 별 관계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경영진이 보너스를 많이 받아야 기업 실적이 좋아진다거나 하는 통설에 근거가 적다는 얘기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러프버러 대학의 경영학과 트레버 벅 교수의 조사 결과 영국의 상위 350개 기업 중 3분의 2는 지난해 경영자 성과급과 관련해 지급조건을 연례보고서에 명시하지 않았다. 영국의 '기업 지배구조에 관한 연합규약'은 장기 성과급 계획에 대해서만 구체적인 공개 규정을 두고 있다.

벅 교수는 경영자가 받는 성과급 규모와 회사실적을 나타내는 전체 주주 이익(TSR) 간에는 명확한 관계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이와 함께 성과급 관련 목표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기업들은 보통 세전 이익에 대비해 실적을 평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기관투자자들은 이것이 회사의 회계 관행에 의해 왜곡되고 성과급을 부풀릴 수 있는 소지가 있어 의심하는 편이라고 벅 교수는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유능한 새 경영진을 구하고 이익을 늘리겠다는 내부적 목표를 달성했다는 이유로 240만파운드의 성과급을 받은 영국의 수퍼마켓 그룹 세인즈베리의 피터 데이비스 전 회장의 사례를 인용했다. 그는 지난달 지나치게 많은 성과급을 받은 사실 때문에 투자자들의 분노가 커지자 사임했다.

벅 교수는 영국 정부가 후원하는 경제사회조사위원회의 의뢰로 경영자에게 지급되는 단기 성과급과 회사 실적 간의 연관성에 대해 연구했다.

허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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