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기상도] 김동문-라경민 '금메달, 시상식만 남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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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올림픽 8강 탈락 악몽 이젠 없다"

확실한 금메달 후보인 배드민턴 혼합복식의 김동문과 라경민이 태릉선수촌에서 필승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지난 주말 약 10일 동안 춘천과 설악산 전지훈련을 마치고 태릉선수촌에 다시 입촌한 라경민(28.대교눈높이)의 표정은 밝았고 목소리에도 자신감이 넘쳤다. 2004 아테네 올림픽을 앞두고 분위기 전환을 위해 가진 대청봉 등정 덕분에 몸과 마음은 어느 때보다 가볍다.

4년 전 시드니올림픽에 대해 물으니 "지금 생각해도 한심해요. 비디오로 다시 봐도 어쩌면 그리 무력했는지…." 다시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지금까지 정말 열심히 훈련했단다.

당시 혼합복식 8강전에서 무명의 장쥔-가오링(중국)조에 0-2로 패한 후 라경민은 펑펑 울었다. 지난 세월이 허무했고, 고개숙인 파트너 김동문(29.삼성전기)에게도 얼굴을 들 수 없었다. '이변이 없는 한' 김동문-라경민 조의 금메달 획득은 '떼어 논 당상'이라고 했는데 설마 했던 그 '이변'이 일어나고 만 것이었다.

시드니에서 돌아온 후 배드민턴에 미련을 버리겠노라며 홀연히 코트를 떠났던 라경민은 이듬해 봄 다시 라켓을 잡았다. 그리고 2002년 후반기부터 예전의 컨디션을 회복했다.

물론 그의 힘겨운 재기를 옆에서 묵묵히 지켜본 김동문의 힘이 컸다. '해묵은 감정'이 복받쳐오르기도 하련만 내색 않고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라경민은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박주봉 대표팀 코치(40)와 나선 혼합복식 결승에서 김동문-길영아 조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시드니에서는….

97년 가을 호흡을 맞춘 김동문과 라경민은 이제 눈빛만 봐도 상대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정도다. 둘은 지난해 3월 코리아오픈부터 4월 아시아선수권까지 국제대회 혼합복식 14개 대회 연속 우승과 함께 70연승의 대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2003년 10월 세계랭킹 1위에 올랐고, 이젠 정말 적수가 없다.

김동문과 라경민은 또 각각 하태권(29), 이경원(24.이상 삼성전기)과 짝을 이뤄 남녀 복식에서도 정상을 노크한다. 체력이 문제지만 꾸준한 체력훈련으로 이를 극복할 자신이 있다고 장담한다.

남자복식의 이동수(30)-유용성(30.이상 삼성전기), 이현일(24.김천시청)과 전재연(22.한국체대)도 금메달 후보들이다.

김중수 대표팀 감독은 "혼합복식의 금메달 획득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나머지 종목에서도 당일 컨디션에 따라 '노란' 메달을 목에 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민호는 위협적인 선수

○…유도의 '작은 거인' 최민호(24.창원경륜공단)가 2004 아테네올림픽 남자 60㎏급에서 올림픽 3연패를 노리는 일본의 간판 노무라 다다히로를 저지할 '가장 위협적인 선수'로 평가됐다. 국제유도연맹(IJF)은 18일 인터넷 홈페이지(www.ijf.com)를 통해 남자 최경량급 우승 후보를 소개하면서 2003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 최민호에 대해 "경험은 부족하지만 폭발력 등에서 가장 위협적이다"고 분석했다.

일간스포츠 박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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