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결산]대회외형은 풍작,경기력은 평년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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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체전사상 처음으로 제주도에서 치러진 이번 대회는 태풍 속에서도 제주도의 철저한 준비와 도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무리 없이 마무리될 수 있었다.

국제통화기금 (IMF) 사태 이후 첫 전국체전이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으나 관광산업으로 단련된 제주도였기에 이번 '손님맞이' 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제주도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2백64억원을 들여 10개 실내체육관과 2개 경기장 등을 신설했는데 체전이 끝난 뒤에는 주민들의 생활체육시설로 활용할 계획이어서 앞으로 제주체육이 전환기를 맞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체전 개최지에서도 이러한 거품빼기로 실속 있는 체전 준비가 돼야 한다.

그러나 경기력에서는 방콕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일부 대표급 선수들이 불참하는 바람에 예년에 비해 기록이 저조했다.

이번 체전에서는 사격에서 비공인 세계신기록 1개를 비롯, 아시아신기록 1개.한국신기록 43개.대회신기록 1백46개가 수립됐다.

수치상으로는 세계신 4개.한국신 18개.대회신 1백55개가 나왔던 지난해 체전과 견주어 손색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신기록 대부분이 롤러스케이트.여자역도 등에서 작성됐고 정작 기록이 중요한 육상.수영에서는 한국신기록이 1개 (여자경보 10㎞)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당장 방콕아시안게임 메달전략에 비상이 걸렸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주요 기본종목에 유망주가 나타나지 않아 한국 스포츠의 장래가 염려스럽다는 지적이다.

체전기간 중 태풍 '얘니' 가 제주를 강타, 실외종목 진행에 어쩔 수 없이 차질을 빚게 돼 아쉬웠다.

육상의 꽃 마라톤 우승기록이 20년 전으로 후퇴했고 야구.테니스.정구경기 등이 추첨으로 승부가 가려지거나 실내에서 진행됐다.

골프는 2라운드밖에 소화하지 못하는 등 상당수 경기가 악천후로 어려움을 겪었다.

한편 배순학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제주체전 폐막에 앞서 "체전 전체종목을 줄이기는 어렵지만 국가경제난을 감안해 세부종목을 줄이고 일정을 축소해 막대한 체전 예산을 줄여나갈 계획" 이라고 밝혀 앞으로 체전이 다소 축소 운영될 가능성이 있음을 비췄다.

제주 =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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