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20년전 대학가요제 스타들 초청 방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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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독재의 서슬이 시퍼렇던 70년대말. MBC 대학가요제는 '청통생' (청바지.통기타.생맥주) 으로 상징되는 당시 젊은이들의 억눌린 '끼' 를 발산할 수 있는 분출구였다.

따라서 이 축제는 재능있는 대학생들을 연예계로 진출시키는 등용문이기도 했다.

정확히 20년전인 78년 열렸던 제2회 대학가요제는 유난히도 많은 스타들을 탄생시켰다.

'돌고 돌아가는 길' 이라는 노래로 가창력을 과시한 노사연이 금상을 받았고, 배철수가 속한 그룹사운드 '활주로' 는 노래 '탈춤' 으로 은상을 받았다.

또한 개그맨 고영수의 동생 고영선과 함께 '한마음' 이라는 노래를 불렀던 임백천의 데뷔 무대이기도 했다.

그리고 심민경. 비록 상을 받진 못했지만 그녀의 노래는 무서운 인기 바람을 탔고, 이것이 '화근' 이 되어 1년후, "유신의 심장을 쏘는" 광경을 지켜봐야 하는 운명이 닥치고 만다.

우리에겐 '심수봉' 이라는 이름이 더욱 친숙한 그녀의 '그때 그 사람' 이다.

이제 이들이 함께 특별무대에 선다.

전국을 돌며 치열한 예선전을 벌이고 있는 제22회 대학가요제 본선 (10월17일) 무대에 '그때 그 사람' 들을 초대해 당시의 젊음을 되살려 보기로 한 것이다.

'밀려오는 파도소리에' 로 대상을 받았던 부산대 그룹 '썰물' 도 초청하기로 했다.

이들은 모두 교수.회사원 등 비교적 '평범하게' 살고 있다.

주철환 PD는 "당시 참가자들이 대부분 흔쾌히 출연을 수락했다" 며 "신해철.김경호 등 이후 대학가요제 출신 스타들도 초청할 계획" 이라고 말한다.

그중 심수봉은 "78년 화면은 짧게 보여달라" 는 요청을 해왔다는 것. 다른 이유는 아니고 다소 촌스러웠던 그때 모습이 부끄럽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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