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복권 … 카드 많이 긁지 마세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7면

‘신용카드 사용 명세를 보면 신용불량 위험을 알 수 있다’. 미국 주간지 이그재미너(Examiner)가 26일 보도한 내용이다. 보통 신용카드사들은 고객의 구매 정보를 가지고 이들의 취향이 어떤지, 앞으로 어떤 상품을 살 것 같은지 등을 분석해 왔다. 이른바 ‘데이터 프로파일링(Data-Profiling)’이다.

그러나 이젠 카드사들이 이 자료를 가지고 누가 신용불량의 가능성이 있는지까지 파악하는 데 나섰다. 금융위기 이후 신용카드 사용액을 갚지 못하는 사람이 급증한 탓이다. 이 잡지는 “(업체들이) 특별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과거 소비 내역을 갖고 쉽게 미래의 행동 패턴을 예측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잠재 불량 고객’으로 낙인 찍히지 않기 위해 절대 신용카드로 사선 안 될 아이템도 함께 소개했다. 로버트 매닝의 저서 『신용카드 국가(Credit Card Nation)』에서 인용했다. 먼저 술집에서 주류 소비다. 여기서 너무 많이 신용카드를 긁으면 카드사는 고객이 엄청난 재정적·업무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신호로 여긴다. 마사지숍을 자주 이용하거나 복권을 많이 사는 것도 비슷하게 해석될 수 있다. 부부생활과 관련한 상담을 받는 것 역시 카드사 입장에선 적신호다. 조만간 이혼 등으로 큰 재정적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현금서비스를 받는 빈도가 증가하는 것은 물론, 소득세를 카드로 내는 것 역시 피해야 한다.

김필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