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환란 잘알고 있었다”김광일씨 법정진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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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외환위기와 관련, 검찰에 제출한 김영삼 (金泳三) 전대통령의 서면답변서는 金전대통령의 직접 구술 (口述) 과 퇴고를 거쳐 작성됐으며, 金전대통령은 재임기간 중 외환위기 진행상황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는 진술이 나왔다.

21일 서울지법 형사합의22부 (재판장 李鎬元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외환위기 사건 9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김광일 (金光一) 전대통령 비서실장은 "金전대통령은 강경식 (姜慶植) 전경제부총리 등으로부터 외환위기와 관련된 보고를 수차례 받았으며, 국제통화기금 (IMF) 행에 대해서도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고 밝혔다" 며 "서면답변서는 네차례에 걸쳐 金전대통령이 직접 토씨 하나까지 검토한 것으로 명백한 사실" 이라고 진술했다.

金전비서실장은 또 "서면답변서 작성과정에서 姜전부총리.김인호 (金仁浩) 전경제수석과 상의했다는 일부의 오해가 있지만 경제용어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종합적이고도 정확한 답변서를 만들기 위해 전화통화를 한번 했을 뿐" 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정지태 (鄭之兌) 전상업은행장은 "지난해 10월 11일 서울클럽회의에서 金전수석으로부터 해태에 대한 협조융자의 필요성을 들은 뒤 반대하고 싶었지만 회의 분위기와 상업은행의 장래를 감안해 어쩔 수 없이 협조융자를 결정했다" 며 협조융자 과정에 金전수석의 압력이 작용했음을 시인했다.

이날 공판에는 鄭전행장과 李전국장, 김광일 전대통령 비서실장 등 3명이 증인으로 출석했으며, 신복영 (申復泳) 전서울은행장과 변양호 (邊陽浩) 전재경원 정책조정과장은 개인사정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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