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의 남달랐던 형제애 끈끈한 전우애로 이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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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쌍둥이 형제가 나란히 해병대에 같은 기수로 입대했다. 지난달 22일 해병대 교육훈련단에 신병 1096기로 동반 입대한 임대한(19·사진左)·민국 형제가 주인공이다. 두 형제는 ‘귀신 잡는 해병’이 되기 위해 현재 5주차 신병훈련을 받고 있다. 쌍둥이 형제가 해병대에 같은 기수로 입대한 건 드문 일이다.

두 사람이 함께 해병대에 입대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형인 임대한 훈련병은 올해 4월 해병 1092기로 지원했다가 면접에서 떨어졌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지난달 재시험에 응시했다.

이때 해병대에 가려는 형을 지켜보던 동생 임민국 훈련병도 함께 지원해 동시에 합격했다. 동생의 동반 지원이 도움이 된 셈이다.

대한·민국 쌍둥이 형제가 해병대에 가기까지는 한국국방연구원(KIDA)에 25년째 근무하는 아버지의 권유가 있었다.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진 해병의 모습에 매료된 면도 있었다. 두 사람의 작은할아버지가 육군 사단장을 지냈고, 작은아버지도 공군사관학교를 나와 조종사로 근무하는 등 군인 집안이라는 점도 작용했다.

두 형제는 고등학교를 제외하고는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까지 같은 학교에 다니면서 남다른 형제애를 키워왔다. 해병대 입대 후에는 고된 신병 훈련중 빨래가 밀리면 대신 해주는 등 우애를 다지고 있다. 유격훈련 땐 안전장비를 제대로 갖췄는지 서로 확인도 해줬다. 형제애를 해병대의 전우애로 바꿔가고 있다는 것이다.

동생 민국 씨는 “형 덕분에 선택한 해병대의 모든 훈련을 성실히 수료해 ‘대한’과 ‘민국’이라는 형제의 이름이 부끄럽지 않도록 멋진 해병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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