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국 옆자리 '서바이벌 게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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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조재진(23.시미즈 S-펄스).남궁도(22.전북 현대).김동현(20.수원 삼성).

사상 첫 8강 진출을 노리는 아테네올림픽 축구대표팀의 스트라이커 요원들이다. 이들은 최성국(울산 현대)과 함께 대표팀의 투톱을 이루게 된다. 최성국이 드리블 돌파로 찬스를 만들어가는 공격수인 반면 1m85cm 이상의 좋은 체격조건을 갖춘 이들은 '타깃맨'(주로 중앙에서 움직이며 좌우에서 올라오는 볼을 처리)이다. 비슷한 스타일의 선수끼리 주전 확보를 위해 경쟁을 치러야 할 상황이다.

현재 가장 앞서가는 선수는 '올림픽팀 황태자' 조재진이다.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팀 내 최다인 세 골을 터뜨린 뒤 잠시 주춤하더니 지난 26일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에서 득점포를 재가동했다. 골이 나올 길목을 찾아 들어가는 능력과 슈팅의 정교함이 셋 중 가장 낫다는 평가다. 다만 공격의 파괴력과 수비 가담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남궁도는 부지런함과 터프함이 강점이다. 한동안 대표팀에서 제외됐던 그는 K-리그 전반기에 맹활약하며 김호곤 감독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줘 막판에 올림픽호에 재승선했다.

남궁도를 '말(馬)'이라고 표현하는 전북 조윤환 감독은 "수비진을 휘젓는 폭발력과 수비 공헌도는 셋 중 가장 뛰어나다고 본다. 다만 슈팅의 정교함이 다소 떨어지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김동현은 며칠 새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남궁도에게 밀려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됐다가 송종국(페예노르트)의 부상으로 다시 대표팀에 발탁되는 행운을 잡았다.

4월 6일 이라크와 친선평가전, 4월 14일 올림픽예선 말레이시아전(2골)에서 잇따라 골을 터뜨리는 등 출전시간에 비해 득점이 많은 편이다. '달구벌 비에리'라는 별명답게 헤딩과 몸싸움에 강하다. 그렇지만 볼을 갖고 움직이는 동작이 너무 크고, 왼발에 비해 오른발 슈팅의 정교함이 크게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김호곤 감독은 "세 선수 모두 일장일단이 있는 만큼 당일 컨디션이나 경기 상황에 따라 이들을 적절히 활용하겠다"고 말해 마지막까지 경쟁을 부추겼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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