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할인점 가격경쟁…가전품 모델 선택폭 좁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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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최근 할인점들이 '우리가 더 싸다' 며 신경전이 한창이다.

미끼상품 몇 품목의 가격을 대폭 할인판매하며 소비자를 유인하는 상술도 심심찮게 동원되고 있다.

그러나 미끼상품을 제외하고 실제로 할인점에서 파는 2만~3만여종의 상품은 값이 천차만별이어서 소비자들이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값은 어디가 낮고 상품종류는 어느 할인점이 많을까. 이런 궁금증을 풀기 위해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할인점의 가격전쟁 실태를 조사했다.

할인점에서 컬러TV.냉장고.세탁기는 어떤 모델을 얼마나 싸게 살 수 있을까. E마트.월마트 (마크로).까르푸 등 주요 할인점이 몰려 접전을 벌이는 인천지역 할인점을 중심으로 주말 (8월29일) 과 평일 (2일) 두 차례 3대 가전제품의 판매실태를 알아봤다.

◇ 어떤 상품을 팔고 있나 2일 할인점매장 진열상품 조사에 따르면 상품의 품목수 (모델 기준) 는 TV의 경우 E마트 17개, 월마트 12개, 까르푸 11개였다.

냉장고는 까르푸 21개, E마트 19개, 월마트 9개였다.

세탁기는 월마트 11개, 까르푸 9개, E마트 7개로 품목마다 약간씩 차이가 났다.

TV는 25인치와 29인치 짜리가 선택폭이 비교적 넓은 반면 14.18인치와 40인치 이상은 아예 없거나 1~2개 품목만 취급했다.

냉장고는 4백30~5백50ℓ급, 세탁기는 8~10ℓ급에 몰려 있고 소.대형은 전혀 없거나 1~2종 정도로 선택폭이 좁았다.

또 E마트.월마트는 대부분 LG.삼성.대우 등 가전3사 제품이고 까르푸에는 소니TV.월풀세탁기 등 외제 제품이 비교적 많았다.

◇ 얼마나 싼가 용량이 비슷하더라도 할인점마다 취급상품이 달라 어디가 더 싼지를 일률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TV의 경우 3개 할인점이 동시에 판매한 삼성 26인치 TV (CT262AN) 는 월마트 63만3천원, E마트 61만5천원, 까르푸 61만원으로 차이가 났다.

특히 까르푸와 1백m 거리인 그랜드마트에서도 동일 제품이 까르푸와 똑같은 61만원에 팔리고 있었다.

몇개 품목의 가격은 지난달 29일 조사 때와도 차이가 났다.

할인점끼리 서로 가격을 비교해 조정하기 때문이다.

주로 값을 내리는 경쟁이지만 슬그머니 올리는 경우도 있다.

29일 대우 냉장고 (FRB5265GB) 는 E마트가 72만원으로 가장 비쌌고 월마트 71만4천원, 까르푸 71만7천4백원이었다.

그러던 것이 2일에는 E마트의 경우 가격변동이 없었으나 월마트는 73만3천원, 까르푸는 73만7천원으로 각각 2만여원을 올린 것으로 밝혀져 E마트가 가장 싼 곳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들 상품들을 해당 가전사에 문의해본 결과 더러는 단종된 상품도 있었다.

그러나 가격면에서는 모든 상품들이 소비자권장가격보다 30~50% 정도 싸고, 더러는 공장도가격보다 쌌다.

가전회사 관계자는 "할인점 상품은 중.저가형으로 개발된 제품이 주류를 이룬다" 며 "백화점과 대형 전자대리점에서 주로 팔리는 최신형이나 고급형 제품을 할인점에서는 찾기 어렵다" 고 말했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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