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브라운관에서 정유회사간 불꽃 튀는 '석유전쟁' 이 한창이다.
LG정유 테크론은 고객서비스 마인드, SK 엔크린은 품질, 쌍용정유 슈퍼크린은 기 (氣) 를 내세워 소비자 시선끌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LG테크론 광고는 유치원 꼬마들을 태우고 철길을 건너던 셔틀버스가 갑자기 시동이 꺼져 건널목 중간에 서 버리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때 코앞에 열차가 돌진해온다.
위기일발의 순간. 뒷편에 서 있던 LG정유 탱크로리의 운전사 (탤런트 한석규)가 민첩하게 유치원 차를 밀어내 구해낸다.
위급한 상황을 벗어난 아이들이 감사의 인사를 전하자 한석규는 웃음과 함께 손을 흔들며 사라진다.
한석규는 이 장면 촬영에서 대역을 쓰지 않고 탱크로리 운전을 직접 해내는 실력을 과시했다는 후문이다.
광고제작사인 LG애드는 이 광고를 찍기 위해 무궁화호 열차 8량과 경북 예천 주변의 철도 노선을 통째로 빌리기도 했다.
SK엔크린 CF (제일기획 제작) 는 품질을 강조한다.
부산해운대 SK주유소에서 엔크린을 넣은 뒤 질주하던 두 남녀. 신나게 드라이브를 즐기다가 번뜩 정신을 차려 멈춰보니 전혀 엉뚱한 곳에 도착해 있는 것이 아닌가.
붉게 휘달리는 현수막, 군복 차림의 사내들…. 잔뜩 겁먹은 두 사람에게 남루한 차림의 한 주민이 건넨 말. "오데서?" 다름 아닌 북한땅이었던 것. '엔크린을 넣으면 오래 달린다' 는 이미지를 극대화한 것이다.
제작진은 실감나는 '동토의 왕국' 을 연출하기 위해 유형문화재 7호로 지정된 건물 등 일제시대 건물들이 연이어 있는 인천신포동 중구청 네거리를 세트장으로 찾아냈고 출연자들의 의상도 중국 연변에서 직접 공수해 왔다.
쌍용정유 슈퍼크린 광고 (나라기획 제작) 는 선녀로 분장한 탤런트 박주미가 휘발유에 기 (氣) 를 불어넣는 기발한 내용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표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