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 국내서 비축한 기술로 해외 토목시장 개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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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건설이 터키에서 토목공사로 리비아 대수로 공사 이후 최대 규모인 10억 달러 규모의 해저터널 공사를 맡았다. 사진은 해저터널 조감도.

SK건설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서 연이어 수주에 성공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SK건설은 터널 및 지하공간 설계에 대한 축적된 시공 경험과 세계 최고 수준의 발파 공법인 ‘수펙스컷(Supex-Cut)’ 개발을 통해 해외 토목 시장 개척에 성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인도 석유산업개발위원회 산하 인도국영석유비축공사 가 발주한 ‘망갈로르 원유 지하비축기지 건설 공사’를 수주했다.

수주 금액은 약 40억 루피(약 1100억원). 인도 남서부의 항구도시인 망갈로르 에 150만t의 원유를 비축할 수 있는 지하비축기지를 건설하는 공사로 SK건설은 지하비축기지의 토목공사 부분을 담당하게 된다.

이번 수주는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해외 토목 공사 수주라는 점에 의의가 크다. SK건설은 그동안 국내 각 지역에 위치한 지하비축기지 사업에 참여, 지하공간 시공의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또 첨단 기술개발에 대한 꾸준한 투자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개발해 왔다.

특히 SK건설이 개발한 수펙스컷 공법은 효율성이 뛰어나 기존 공법보다 훨씬 경제적이며 진동·소음도 줄일 수 있는 친환경적인 공법이다. 국내는 물론 일본·미국·영국·호주 등 해외에서도 특허를 획득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터널발파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6월에는 싱가포르 육상교통국이 발주한 지하철 도심선(Downtown Line) 2단계 공사 중 915공구를 단독으로 수주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915공구는 싱가포르 지하철 도심선 2단계 사업 중 서북 지역인 뷰티월드(Beauty World)역과 힐뷰(Hillview)역을 지하터널로 건설하는 공사다. SK건설은 TBM(Tunnel Boring Machine) 공법으로 2.3㎞의 복선 지하터널과 수직구(Launching Shaft) 1개소, 연락피난갱(Cross Passage) 8개소 등을 시공하게 된다.

지하 공간 및 터널 시공에 대한 SK건설의 기술력은 해외에서 해저터널 공사 사업권을 획득하며 이미 입증한 바 있다. SK건설은 지난해 12월 터키에서 10억 달러 규모의 해저터널 공사 사업권을 획득했다. 사업규모 10억 달러는 토목 공사로는 과거 리비아 대수로 공사 이후 최대 규모다.

특히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해저터널 분야에서 최초로 해외 진출을 이뤄내 한국 건설업체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거 한국 업체들은 저임금의 우수한 노동력을 경쟁력으로 삼아 해외 토목 공사를 수행해 왔다. 하지만 이번 사업은 자본력과 몇 개 국가만 보유하고 있는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뤄낸 것으로 토목 사업의 해외 진출 역사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건설 관계자는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SK건설의 해외 시장 진출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원유비축 사업에 대한 “현재 세계 각국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인도를 비롯한 다른 국가에서의 추가 수주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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