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고를 둘러싸고 조업중단속에 노사가 극한대립을 벌이고 있는 울산 현대자동차에 공권력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17일 회사주변에는 1만5천여명의 경찰이 배치되고 노조도 이에 대비, 농성근로자 수를 늘리고 가족들까지 가세시키는 등 긴장이 감돌고 있다.
경찰은 16일 현대자동차 옆 현대자동차써비스 사무실에 상황실을 설치하고 도상훈련을 끝낸 데 이어 이날 오전부터 1백20개 중대 1만5천여명의 전경을 회사 8개 정문과 효문사거리.염포삼거리 일대 등에 배치했다.
경찰은 특히 사내에 투입될 전경들에게 방패와 방석복 등을 입도록 하고 가스차와 41m높이의 굴뚝에서 농성중인 전 노조위원장 3명의 투신에 대비한 매트리스를 준비하는 등 진압준비를 완료했다.
또 김형진 (金炯鎭) 경찰청차장과 전병룡 (田炳龍) 경남경찰청장이 이날 오후 헬기로 현장을 돌아본 뒤 상황실에서 투입을 위한 최종점검을 마쳤다.
이와함께 한총련 대학생들이 노조지원 투쟁에 나설 것이라는 정보가 입수되는 가운데 울산 3개 경찰서 사복형사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노조간부 64명의 검거 등을 위해 시 외곽의 검문검색도 강화하고 있다.
이같이 경찰력 투입이 임박해지자 노조측은 방송차량을 동원, 농성 노조원들을 지휘하고 경찰투입에 따른 행동지침을 시달했다.
노조는 이날 오후 7시30분 본관정문 앞에서 '정리해고 철회 및 민주노조 사수를 위한 총력투쟁 결의대회' 를 갖고 ^정전에 대비, 횃불과 손전등 준비 ^지역별 조편성을 통한 비상연락체계 구성 ^비상식량 준비 ^노조원 천막에서 철야대기 등 공권력 투입때 취할 행동지침을 전달했다.
노조는 또 민주노총 소속 전국사업장으로부터 인원을 지원받아 노조사무실에 긴급 상황실을 설치,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했다.
노조는 농성에 동참하고 있는 부녀자와 어린이 등 근로자 가족들을 노조사무실 옥상에 모이도록 해 경찰의 강경진압에 맞서기로 했다.
노조측은 "정리해고자 1천5백38명과 그 가족 등 현재 농성에 가담하고 있는 2천여명 이외에도 근로자들이 파업에 동참키 위해 모이고 있어 본관 앞쪽에 텐트 1백여개를 새로 설치했다" 고 밝혔다.
한편 회사측은 이날 오전 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임직원 1만6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업정상화 결의대회를 열었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노조원과 회사경비원사이에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한 이날 오후 울산에 도착한 이기호 (李起浩) 노동부장관은 오후 7시30분 김광식 (金光植) 노조위원장, 오후 8시10분 정몽규 (鄭夢奎) 현대자동차회장과 잇따라 만난 데 이어 오후 9시50분부터 鄭회장.金위원장 등 노사 대표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회사 본관 2층 회의실에서 막판 중재를 하기도 했다.
울산 = 황선윤.김상우.우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