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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기상이변 지구촌 전염병 신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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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구 온난화와 기상이변의 영향으로 각종 전염병.질병이 만연하면서 지구촌 건강에 비상이 걸렸다.

미 뉴욕 타임스지는 10일 기후변화와 질병의 상관관계를 지적하면서 특히 지구 온난화와 엘니뇨 현상이 겹친 지난해와 올해 세계 곳곳에서 콜레라.말라리아.이질.뎅기열.뇌염 등의 전염병이 크게 번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구 온난화로 모기와 들쥐 등의 서식환경이 좋아지면서 이들이 옮기는 말라리아.뎅기열.유행성 출혈열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홍수.가뭄지역에서는 각종 수인성 전염병과 일사병이 인간을 괴롭히고 있다.

기상이변으로 인간의 면역체계가 약해지는 것도 질병 피해를 더욱 크게 하는 요인이라고 세계보건기구 (WHO) 는 지적하고 있다.

미 하버드대 의대 폴 입스타인 교수는 "기온이 2도 올라가면 말라리아 모기의 신진대사도 두배이상 늘어 육식동물에 대한 공격도 그만큼 잦아진다" 고 지적했다.

지금과 같은 지구 온난화 추세로는 이 모기의 활동면적이 지구표면의 42%에서 60%로 넓어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미국 남서부 지역에서는 유행성 출혈열의 매개체인 '흰발생쥐' 가 예년의 10배나 늘면서 이들에 의한 감염으로 올들어 3명이 숨지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엘니뇨의 영향으로 겨울철 눈.비가 많아지고 따뜻해지면서 먹을 것과 숨을 곳이 풍부해진 쥐들이 기록적으로 번식했기 때문이다.

동남아 국가에서는 열대성 전염병인 뎅기열이 창궐하면서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다.

고열.오한을 동반하며 격렬한 근육통과 출혈까지 수반하는 이 병으로 인도네시아에서는 올들어 5월까지 5백여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뎅기열은 태국.베트남.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뿐만 아니라 호주와 남태평양 섬까지 번지고 있다.

뎅기열이 심해진 것 역시 엘니뇨 현상으로 고온건조해진 틈을 타 폐수나 괸 물에서 번식하는 모기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12월 중순 홍수 이후 케냐 북동부와 소말리아 남부에서는 풍토병 리프트밸리열을 비롯한 장티푸스.이질.렙토스피라병 등 각종 수인성 전염병이 이 지역을 휩쓸면서 5백여명이 숨지는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와 기상이변에 따른 질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전 지구적 차원의 노력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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