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통합은 이렇게”고려대·중앙대 용역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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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11일 기획예산위의 정부 산하단체 구조조정안을 발표하고 나면 난리일 것. 거기서 빠졌다 해서 안심할 일은 아니다.

케이블TV K - TV (채널14.국립영상제작소 운영) 와 아리랑TV (채널50.국제방송교류재단 운영)가 그 대상. 어떤 식으로든 통합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유력하다.

사실 국가홍보가 채널 수에 비례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그런만치 K - TV와 아리랑 TV간의 입지 넓히기 물밑작업이 뜨겁다.

학계에 연구용역을 줘서 자신들에 유리한 결론을 유도하는 게 첫 대응. 요즘은 연구결과를 언론에 홍보하는데 바쁘다.

4월말 K - TV가 선수를 쳤다. 발표 논문은 전석호 중앙대교수의 '국립영상제작소의 위상 및 발전 방안에 관한 연구' .전교수는 이 논문을 통해 "K - TV가 모체가 되는 통합이 바람직하다" 고 밝혔다.

지금은 외국어 방송을 통한 국가홍보 (아리랑TV 지칭) 보다는 정책을 국민에게 전달하는 기능이 우선돼야 한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이번엔 아리랑 TV의 반격. 국제방송교류재단의 용역연구물인 고려대 신문방송연구소의 논문 (책임자 홍기선 교수) 이 발표됐다.

해외홍보의 경우 현재의 라디오 (KBS 국제방송) 위주에서 아리랑TV의 위성방송 위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담았다.

여기다가 국내홍보를 K - TV.아리랑TV.리빙TV (채널28) 통합채널에 맡기는 것을 효율적이라는 제안도 덧붙였다.

이 보고서의 구조조정 방향은 K - TV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게 아니라 그들의 주장을 수용하면서 제3의 길을 제시해 주목된다.

외국 언론이 한국의 대형참사를 항상 부정적으로 보도하는 것도 결국 해외홍보상의 문제와 직결된다고 지적한 것이 설득력 있다는 의견들이다.

이 방식이라면 아리랑TV는 해외홍보를 전담하는 체제로 남으면서 국내홍보 부분을 3사 통합채널에 넘기면 된다.

하지만 양 채널이 내놓은 '존재의 이유' 가 어떻게 평가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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