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기 위기일발…김포 착륙도중 미끌 10여명 중경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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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김포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던 대한항공 보잉747점보기가 빗물에 미끄러지면서 활주로를 이탈, 1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5일 오후 10시2분쯤 일본 나리타 (成田) 공항을 출발한 대한항공 KE8702편 (기장 李강희) 이 빗물이 고인 김포공항에 무리하게 착륙을 시도하다 중심을 잃고 활주로를 30m 가량 벗어나 경비행기 격납고 도랑에 빠졌다.

사고가 나자 승객 3백76명과 승무원 21명은 탈출용 슬라이더를 타고 밖으로 비상탈출했으며 승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이지나 (31.여) 씨 등이 허리를 다치는 등 중경상을 입었다.

또 비행기 오른쪽 뒷바퀴가 도랑에 걸리는 순간 오른쪽 날개가 땅에 부딪쳐 3분의1 가량 부서졌으며 격납고에 있던 헬기 1대가 파손됐다.

승객 노수홍 (魯守洪.37.사업) 씨는 "제주공항에서 회항한 비행기가 착륙을 시도하는 순간 갑자기 '쾅' 소리와 함께 동체가 요동치면서 오른쪽으로 기울었다" 고 사고 순간을 말했다.

또 비행기가 멈추자 갑자기 기내에 연기가 차기 시작했으며 "폭발할지도 모르니 빨리 대피하라" 는 승무원들의 안내에 따라 승객들이 한꺼번에 비상구로 몰리는 바람에 부상자들이 발생했다는 것. 魯씨는 또 승객들이 모두 빠져나온 뒤에야 소방차 등이 출동했다고 말해 공항측의 사고대응이 늦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고 비행기는 이날 오후 4시50분 나리타공항을 출발, 7시20분에 김포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오후 서울지역에 내린 기습폭우로 제주도로 회항했다 기상상태가 회복되자 다시 김포로 돌아왔다.

부상자들은 이대 목동병원.목동 홍익병원 등에 분산돼 치료를 받고 있다.

고정애.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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