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간첩 침투·이상저온 등으로 동해 피서경기 실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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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올여름 무장간첩 침투에 이어 찾아온 이상저온과 장마비등 잇단 불청객 (?) 으로 강원도 동해안 지역에 피서경기가 실종됐다.

강릉을 비롯한 강원도 동해안지역에는 지난 11일부터 낮최고기온이 평년보다 3~8도 낮은 21~25도의 이상저온 현상에 이어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최고 3백㎜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가 계속되면서 피서객이 급격히 줄어 사상최악의 불경기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이같은 장마현상은 피서절정기인 이번 주말까지 이어질 전망이어서 상인들사이에 "올 여름 대목장사는 사실상 끝났다" 는 탄식이 쏟아지고 있다.

해수욕장의 개장기간은 오는 8월20일까지 이지만 바다수온이 급격이 낮아지는 8월10일이면 사실상 피서경기는 끝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10일부터 문을 연 강원도 동해안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수는 26일 현재 45만9천여명으로 지난해 (72만7천명) 보다 무려 37% 줄었다.

이에따라 콘도미니엄등 대형 숙박업소에는 예약취소사례도 잇따라 지난 17일부터 26일까지 90~1백%의 예약률을 기록했던 강릉 효산리조텔 (4백12실) 의 경우 실제 객실이용률은 65~80%에 그쳤으며 속초 설악한화리조트 (1천5백64객실) 도 이기간동안 평균 10~13%의 예약취소률을 보였다.

이와함께 계속된 장마비로 국립공원설악산을 비롯한 산간계곡의 입산및 야영이 금지되면서 영동지역 마을관광휴양지에는 피서객이 발길이 끊기자 인근 상가들이 야간에는 아예영업을 포기하는등 막대한 영업피해를 입고 있다.

한편 농민들도 이상저온현상에 이은 사흘간의 폭우로 수백여㏊의 농경지가 물에 잠기면서 벼의 생육부진은 물론, 이삭도열병 발생이 우려되는 등 곤욕을 치루고 있다.

강릉 경포해수욕장안 부산처녀횟집 이병교 (李炳敎.38) 영업부장은 "가뜩이나 영업난을 겪고 있는 상태에서 그나마 기대를 걸었던 연중 최대 대목인 여름장사마저 망치고 있어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 며 한숨지었다.

강릉 = 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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