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퇴출·생존 갈림길 희비 교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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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지난 주말 고건 (高建) 시장 등 서울시 간부와 시정개혁위원들이 시 구조조정안 마련을 위해 가진 '수유리 회동' 내용이 27일 알려지자 퇴출부서와 생존부서간에 희비가 엇갈렸다.

그러나 대부분의 직원들은 어차피 국난극복을 위해 겪어야할 진통이라며 과감한 개혁을 통해 시가 새로 태어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하철건설본부를 '인수' 하는 것으로 예상됐던 건설안전관리본부는 막상 인수는 커녕 오히려 건설국과 안전관리국으로 '해체' 된다는 결과가 나오자 직원들이 허탈해 하는 표정. 한 직원은 "성수대교 붕괴 이후 안전제일을 부르짖어 왔는데 갑자기 안전문제가 등한시되는 것같다" 며 걱정. 또 통합이 확정된 내무.재무국과 보사.가정복지국 직원들은 예견된 일이라며 담담한 분위기.

○…어느 국실 (局室) 이 통합될지 여부는 25일 퇴출대상 책임자들이 수유리회의에 소집되면서부터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회의장인 아카데미 하우스로 가기위해 버스에 올랐던 모국장은 모방송사가 카메라를 들이대자 "언론에 퇴출 공직자로 비춰지는 것 같아 비참한 생각이 든다" 며 한숨을 내쉬기도.

○…조직축소 대상부서 가운데는 기술직 간부들의 반발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항상 행정직 위주의 조직개편이 돼왔다" 고 비판. 그러나 이번에는 기획관리실.내무국 등 지원부서에서 많은 인력감축을 할 것이란 방침을 듣고 다소 수그러졌다는 후문.

○…구조조정안 확정 과정에서 시정개혁위 내부에서도 개혁성 강도를 놓고 열기 넘치는 토론이 벌어졌다는 전언. 회의에 참석했던 한 간부는 "소장파로 구성된 실무위원들이 행정자치부가 시달한 지침보다 훨씬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주장한데 비해 중진으로 구성된 개혁위원들은 비교적 온건한 안을 내놓았다" 고 귀띔.

문경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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