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개혁파 성직자들 “대선 결과 인정 못 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이란의 일부 성직자들이 지난달 치러진 대선 부정 의혹이 철저히 규명되지 못했다고 주장하면서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권위에 정면 도전하고 나섰다. 이란 중북부의 성지인 쿰 지역의 성직자협회는 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란 지도부가 선거 부정과 관련한 의혹들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으며 시위대를 무차별적인 폭력으로 진압했다”고 비난했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협회는 “헌법수호위원회가 대선 결과를 승인했다고 해서 정당화할 수 없다”며 “ 다른 성직자들도 함께 맞서 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협회는 주로 개혁 성향의 성직자들로 구성돼 있으나, 지난 대선에선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다. 개혁파들도 새로운 대선 부정 의혹을 제기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개혁파 대선 후보였던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 진영이 4일 선거 부정 의혹을 담은 24쪽 분량의 문서를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무사비 측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대선 과정에서 유권자들에게 현금과 음식을 제공했으며 수백만 장에 달하는 투표용지를 선관위 승인 없이 인쇄해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최익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