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부도여파 광주지하철 일부구간 공사중단 방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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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건설사들의 잇따른 부도여파로 광주지하철 일부구간 공사가 중단, 장기간 방치돼 대형사고 우려를 낳고 있다.

16일 광주시 지하철건설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8일 ㈜라인건설의 부도로 이 회사가 시공중인 동구학동 원지교~남광주사거리 (1~2공구) 1.3㎞구간 공사가 중단됐다.

게다가 광주지하철공사를 맡은 대표 시공사 중 나산종합건설㈜도 지난 14일 법원의 법정관리 기각으로 15일부터 서구양동 양유교~농성동사거리 (1~4공구) 1.1㎞공사가 전면중단됐다.

라인건설은 공정 11% 상태에서 공사를 중단해 40여일째 현장을 방치하고 있다.

공사 현장에는 송수관 등 각종 장비가 녹슬어 가고 있고 상주하는 현장관리인마저 보이지않는다.

특히 그랑프리호텔 앞에서 쌍용주유소까지 4백여m 구간에는 복공판과 노면사이 틈이 최고 1m까지 벌어져 수십m 지하가 훤히 내려다 보여 아찔하다.

주민 金모 (35) 씨는 "교통불편은 물론 지하를 파낸 가장자리 노면이 계속 가라앉아 장마철에 무너지지 않을까 두렵다" 고 말했다.

지하철건설본부는 라인건설측으로부터 포기각서를 받거나 강제로 공사현장에서 물러나게 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라인건설측은 구체적인 대책없이 현장공사를 계속할 뜻을 밝히고 있어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라인건설이 지하철공사 현장에 하도급대금과 임금.장비대금 등 10억여원을 갚지 못하고 있고, 이미 끝낸 공사에 대해서도 가압류가 돼 뚜렷한 대책을 마련치 못하고 있다.

라인건설은 화의개시결정이 나는 8월30일까지 강제 퇴출을 유보해주도록 요청해 놓고 있다.

라인건설은 광주지하철 1구간 9개 공구 가운데 1~2공구를 포함해 4개 공구에 공동도급 등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규모는 공사비로 따져 5백42억여원에 이른다.

한편 나산종합건설은 지난 1월 부도 이후 현장직불체제로 공사를 계속해왔으나 파산절차에 들어감에 따라 공사를 중단했다.

1~4공구는 총공사비 4백27억여원에 나산종합건설 등 4개 회사가 공동도급했었다.

지하철건설본부는 나머지 3개 회사에 공사 승계의무가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현장에 2백23억원이 가압류가 된 상태여서 다시 공사를 시작하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광주시 지하철건설본부 관계자는 "지하철공사 중단으로 시민불편이 가중되고 있으나 해당업체에 소명기간을 주다보니 공사재개가 늦어지고 있다" 고 밝혔다.

광주 = 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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