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권력의 자리에 있지만 대통령은 고달프다. 결정의 순간에 그의 앞에 잘 닦인 길만 놓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반발과 비난이 빗발치는 가시밭길을 걸어야 한다. 링컨의 애끓는 토로는 그의 전유물이 아닌, 모든 대통령이 경험하는 공통분모다. 하지만 대통령은 선택해야 하고 책임져야 한다. 그의 결정이 세상을 바꾸기 때문이다. 책은 위기 상황에서 위대한 결정을 내려 국가를 구한 미국 대통령 9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미국을 대표하는 대통령 역사가’인 저자는 “그들의 용기가 없었다면 미국은 2류 국가로 전락했거나 아예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자신을 버리고 비난을 감수하며, 역사를 바꾸고 국익을 지켜낸 대통령들은 ‘수퍼맨’도 ‘철인’도 아니었다. 흔들리고 고민하는 존재였다. 백척간두의 순간에 양심과 정의·신념이 이끄는 대로 갔을 뿐이다. 그들은 당시에는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그렇지만 역사는 그들을 위대한 지도자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탄핵을 감수하며 영국과의 안보조약을 체결한 미국 독립의 아버지인 조지 워싱턴과 흑인의 인권을 위해 애쓰다 암살당한 존 F. 케네디까지. 그들은 자신의 정치 생명을 걸고 국가를 구해냈다.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은 “대통령의 결정에 관한 궁극적인 시험은 그것이 그 당시에 인기가 있었는지 여부가 아니라 그것이 옳았는지의 여부”라고 말했다. 꼭 대통령이 아니라도, 국민을 고통에 몰아넣은 우리 정치인들이 마음에 담아뒀으면 하는 말이다.
하현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