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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순 “내가 살아온 모든 게 잘못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연쇄살인범 강호순(39)은 2일 “내가 살아온 게 전부 잘못된 것 같다”며 자신의 범행을 후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서울고법 형사3부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다.

베이지색 반팔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들어선 강호순은 고개를 숙인 채 앉아 재판부의 질문에 답했다. 이성호 부장판사가 심경을 묻자 “반성하고 있습니다”고 짧게 답했다. “종교를 가져본 적은 없느냐”는 질문에 “종교를 가져본 적은 없지만 수감 초기 성경책을 권해 주는 사람이 있어 처음부터 다 읽어 봤다”고 했다. 그는 성경을 읽어 본 느낌에 대해 “제가 살아온 게 전부 잘못된 것 같습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피고인이 무죄를 주장하는 방화·살인 등의 혐의는 재판 과정에서 제출한 증거를 통해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며 다시 사형을 구형했다. 김영모 변호사는 “매우 치밀하게 범행을 해 온 피고인이 유독 방화 현장에만 인화성 물질을 남겨 놓았다는 검찰의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또 “피해자들과 그 가족에게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 수 있도록 무기징역을 선고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강호순은 “사형 선고가 부당하다고 한 적이 없다. 변호인이 (나의 뜻을) 잘못 알고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선고 공판은 23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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