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 영국왕실도 구조조정…요트팔고 열차 대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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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영국 왕실의 개혁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세금만 축낸다' 는 국민들의 눈총을 의식, 불필요한 경비와 각종 특혜 를 대폭 없애 비대한 몸집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왕실 폐지론까지 들먹이고 있는 상황 속에서 존속 자체를 위한 몸부림이기도 하다.

92년 윈저성 화재와 보수비 부담 논쟁, 찰스와 다이애나의 결별을 계기로 시작된 왕실의 개혁은 전용요트 폐선, 왕족 칭호의 하향조정 등에 이어 왕실 전용열차의 대여로 이어지고 있다.

버킹엄궁은 5일 연간 1천7백30만파운드 (약 3천7백억원)에 이르는 왕실 여행비를 줄이기 위해 왕실 전용열차를 특정단체에 대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자주 이용되지 않고 있는 왕실열차의 정비비용만도 연간 1백15만파운드 (약 25억원) 나 된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적당한' 단체에 전용열차를 임대해 정비비 일부를 충당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93년 그동안 누리던 면세혜택의 자진포기를 선언한 영국 왕실은 지난 3월 왕실가족 18명에게 적용되던 '전하 (로열 하이니스)' 칭호를 왕과 왕세자에게만 제한하고 왕위계승에서 왕자의 우선권을 폐지키로 했다.

고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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