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프산자니 전 대통령 “이란 대선 의혹 모두 해소돼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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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이란 정계의 막후 실력자인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사진) 전 대통령이 대선 부정 시비를 둘러싼 혼란 사태 이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라프산자니가 28일(현지시간) 국론 분열을 조장하는 세력을 비난하고 나섰다고 미 CNN 뉴스 인터넷판이 이란 관영 IRNA 통신을 인용, 보도했다.

라프산자니는 “국민과 이슬람 제도 간 간극을 만들고, 이슬람에 대한 국민의 믿음을 약화시키려는 ‘의심스러운 세력’에 의해 난잡한 혼란이 빚어졌다”고 비판했다. 의심스러운 세력이 구체적으로 누구를 의미하는지는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이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중도파 성직자 가운데 한 명인 라프산자니는 대선 기간 중 개혁파 후보인 미르 호세인 무사비를 지지했다. 그는 그러나 강경 보수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현 대통령의 재선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 사태가 유혈 참극으로 번지는 와중에도 침묵을 지켜왔다.

라프산자니는 이어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부정선거 조사 기간을 연장한 것과 관련, “대선 과정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설득력을 얻기 위한 가치 있는 결정”이라며 “모든 의혹이 불식될 수 있도록 사태 관계자들이 철저하고 공정하게 조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라프산자니의 이날 발언은 그가 향후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권력 투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라프산자니는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를 축출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전문가회의’ 의장을 맡고 있다.

유철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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